베이징, 6월28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중국은 서구 세계의 혼란으로 잃을 게 더 많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자국의 상대적 안정성을 과시하기 위해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투표 결과를 이용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중국 언론들은 브렉시트 투표 결과를 보도하면서 중국 국민에게 투표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상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 세계에서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세계화에 대한 반발은 중국에서도 역시 심각한 문제다.
중국이 최근 글로벌 경제 협력을 옹호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리커창 총리는 톈진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고위관리들을 상대로 연설하면서 "세계 여러 나라가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떤 단일 경제도 상호 연결된 시장에서 작동하는 힘을 외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조용히 국제적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브렉시트 투표 이후 시장이 요동치자,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처음으로 5억900만달러 규모의 대출프로그램 4종을 내놓았다. AIIB는 세계은행(WB)과 공조해 인도네시아의 빈민가 재개발에 착수했고, 유럽은행과 함께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연결하는 도로 공사를 지원한다.
재정지원에 대한 약속은 서서히 중국에 대한 태도를 바꾸고 있다. AIIB와 중국의 '일대일로(중국이 추진 중인 신 실크로드 전략)' 프로젝트에 대한 아시아 국가들의 관심은 남중국해에서 커지고 있는 긴장감을 상쇄한다.
그러나 최근 서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혼란으로 인해 이러한 노력들이 물거품이 될 위험에 처했다. 보호주의적 정서가 영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의 유권자들도 도널드 트럼프의 고립 정책에 호감을 보내고 있다. 심지어 중국과의 무역에서 큰 이득을 얻고 있는 독일조차도 자국의 로봇 제조업체인 쿠카(Kuka)가 중국의 가전업체에 지분을 매각할까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편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은 미국의 달러를 지지해 중국 위안화에 대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 스리랑카까지, 중국 지도자들은 각국의 엘리트들과 협상하는 데에 능숙한 모습을 보였지만, 포퓰리즘적 우려를 잠재우거나 급작스런 권력 변화에 대처하는 데에는 미숙한 모습을 보여줘왔다. 이런 점들이 중국이 앞으로 선진시장에서 활동하면서 유념해야 할 위험요소들이다.
*** 본 칼럼은 로이터의 칼럼니스트 레이첼 미라르지의 개인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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