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1월29일 (로이터) - 브라질 내 수 천건의 중증 선천성 장애와 관계된 지카(Zika) 바이러스가 ‘폭발적으로' 확산 중이며 미주 대륙에서 최대 400만명이 감염될 수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28일(현지시간) 말했다.
마가렛 찬 WHO 사무총장은 제네바에서 이사회 고위 멤버들에게 모기로 전염되는 지카의 전파가 미약한 위협에서 우려할 만한 규모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지난 해 미주 대륙에서 발견된 지카 바이러스가 이제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오늘 현재 동 지역 내 23개 국가와 영토에서 감염이 보고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유엔 산하 WHO는 지난 해 1만명 이상이 사망한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유행에 너무 늦게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은 후 빠른 대처를 약속한 바 있다.
찬은 "우리는 과학자들이 지카와 선청성 장애의 관련성을 확인해 줄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당장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뎅기(dengue)와 비슷하게 미열, 발진, 안구 충혈 등을 초래하는 지카의 치료약이나 백신은 아직 없다. 또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의 약 80%에서는 어떤 증상도 나타나지 않는다.
WHO는 2월1일에 비상 전문가 회의를 소집, 대응 수준을 결정할 것이라고 찬은 말했다.
브라질 보건부는 지난해 11월 지카가 소두증(microcephaly)으로 불리는 태아 기형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소두증은 갓 태어난 영아의 머리와 뇌가 비정상적으로 작은 선천성 기형이다.
브라질 발 지카가 확산되면서 미주 대륙 내 다른 국가에서도 지카와 관련된 선천성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아기들이 있을 수 있다고 WHO의 미주 지역 사무소 관계자가 28일 로이터에게 말했다.
WHO는 지난 해 브라질에서 소두증으로 의심되는 3,893건의 사례가 보고됐으며 이는 2010년 이래 평균 연간 발생 건수의 30배가 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두증은 특히 페르남부코주에 집중됐는데 전체 신생아의 1-2%가 이에 해당한다는 것.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27일 브라질은 지카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모기에 대한 전쟁을 선포, 원천적으로 번식을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WHO의 찬은 지카 바이러스 감염과 소두증 태아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강력한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WHO의 행동을 촉구해 온 미 조지타운대의 보건법 전문가 로렌스 고스틴은 찬의 비상 전문가 회의 소집 계획을 환영했다. 그는 성명서에서 "회의는 지카의 심각성을 인식시키는 첫 주요 단계"라고 말했다.
이번 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지카에 대해 보고한 미 국립보건연구원(U.S.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의 안토니 파우치는 사태의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대형 아웃브레이크로 발전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CBS뉴스 인터뷰에서 "플로리다나 텍사스 등지에서 소형 아웃브레이크가 우려되지만 매개체 관리(vector control)를 통해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톰 마일즈 기자; 번역 최정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