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우, 금호산업우 등을 시작으로 한화케미칼우, 동원시스템즈우 등으로 이어지면서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우선주 투자 열기가 수그러들었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우선주에서 한 발짝 비껴난 듯한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우선주펀드들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어느덧 10% 선에 육박해 펀드 투자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제가 된 종목들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으면서도 차곡차곡 수익을 쌓아 올려 이룬 성과다.
수익률, 주식형펀드의 3배
우선주에만 투자하는 우선주펀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우선주’와 신영자산운용의 액티브펀드 ‘신영밸류우선주자’ 두 개만 나와 있다. 지난 5일 기준 이들 두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9.67%와 7.65%다. 조사 대상 903개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2.87%)을 크게 웃도는 성적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도한 올해 초 대형주 위주 장세에서 고배당을 노리는 안정적 스타일의 이들 펀드는 투자자의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올 1~2월 코스피지수가 7.56% 급등하면서 레버리지ETF나 반도체ETF 등이 20% 넘는 수익률을 내는 동안 TIGER 우선주와 신영밸류우선주자의 수익률은 각각 10.16%, 7.11%에 머물렀다.
하지만 2분기부터 코스피가 횡보장세에 접어들자 이들의 진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른 펀드들은 연초 쌓아둔 수익을 상당 부분 까먹었지만 우선주펀드들은 이를 지켜내거나 야금야금 전진했다.
증권업계에선 이들 펀드가 4월에 급등했던 화제의 우선주들을 거들떠보지 않은 가운데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TIGER 우선주는 한국거래소가 내놓은 코스피 우선주지수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우선주 중 시가총액 규모가 큰 2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삼성전자우(펀드 구성 비중 22.1%) 현대차2우B(16.6%) LG생활건강우(14.76%) 등에 주로 투자한다. 신영밸류우선주자의 포트폴리오 내 ‘빅5’ 종목(3월 초 기준)은 삼성전자우(12.0%) LG화학우(3.5%) 현대차우(3.3%) 금호석유우(3.2%) 롯데칠성우(3.1%)다.
“보통주·우선주 가격 차 활용해볼만”
우선주 롱온리(매수 일변) 전략보다는 보통주와 우선주를 짝지어 매매하는 ‘페어 트레이딩’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우선주 가격이 보통주보다 많이 싸지면 사들이고(롱), 근접하면 팔아(쇼트)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들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작년 11월 내놓은 ‘미래에셋스마트알파자’가 대표적이다. 이 펀드는 채권에 70~80%, 주식에 20~30%를 투자한다. 이 중 주식에 대해선 보통주와 우선주 간 가격 격차를 활용한 페어트레이딩 전략을 구사한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0.77%다.
개미 투자자보다 보수적인 성향이 더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 가운데 이런 상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엑스포넨셜자산운용은 보통주·우선주 페어트레이딩 전략을 채택한 ‘엑스포넨셜 우선주인컴’을 지난 5월 선보였다.
이런 전략은 우선주 투자에 관심 있는 개인 투자자도 시도해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우선주가 상장돼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00곳 중 보통주와 우선주 간 격차가 많이 벌어진 곳은 남양유업, 삼성SDI, 대림산업, 금호석유, LG전자 순이다.
이 가운데 대림산업, 금호석유, LG전자 등 세 곳의 우선주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3.0~4.5%에 달하는 높은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가)을 나타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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