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김지완 기자 = 달러가 두달여만에 강세에서 약세로 급격히 전환하면서, 향후 환율 전망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에 흘러내린 달러가 G20 결과에 따라 방향성을 잡아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중장기 달러/원 수준에 대해선 국내외 전문가들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주(17~21일)에만 21.3원 내린 달러/원 환율은 24일에도 7.5원 폭락하면서 두달만에 1150원대에 재진입했다. 2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비 1.5원 내린 1155.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올해 초부터 24일까지 달러/원 환율 추이 [자료=코스콤CHECK] |
전문가들은 G20을 앞두고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 △미국 금리인하 전망 △한반도 긴장완화 가능성 등을 환율 급락 요인으로 꼽는다.
주요 20개국(G20)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정상회의를 갖는다. 세계경제, 무역갈등, 북한비핵화 등이 주요 주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미국 금리인하 수준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준우 대구은행 외환딜러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올 경우 환율이 더욱 하락해 1140원대에 접어들 것으로 봤다. 4월 이후 원화가 위안화 헤지통화로 활용되면서 위안화보다 절하폭이 더 컸는데, 환율이 빠르게 올랐던 만큼 최근 하락폭도 컸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 2~3년간 지속돼 온 강달러 시대가 막을 내릴 수 있다. 연말까지 환율은 1120원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봤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 역시 "달러인덱스가 95대로 떨어지면서 수급에 따른 롱스탑 물량이 많이 나오고 있다. G20을 앞두고 달러 약세 기대감이 확대되면서 단기적으로 1140원대에 진입할 수 있다"고 봤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도 "1150원대로 횡보하다가 미중 무역협상이 악화되면 단기적으로 환율이 다시 급등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결국 연말까지 환율 하락 기조가 지속하면서 1130원까지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우리나라 성장 둔화 우려가 심화하고 있으나, 이것이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최근 골드만삭스(2.3%→2.1%) 피치(2.5%→2.0%) 산업연구원(2.6%→2.4%) 등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하준우 딜러는 "우리나라 성장률도 안좋긴 하지만, 미국도 마찬가지여서 서로 상쇄되는 부분이 있다. 이미 선반영된 재료여서 우리나라 경기둔화 전망 자체가 환율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단기적으로는 G20 결과에 따라 환율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봤다. 미국 금리인하와 무역협상 기대감이 커지면서, 최근 달러/원 환율 지지선이 1158원에서 1148원으로 내려왔다는 분석이다.
다만 그는 "중국이 북한 편을 강하게 들면서 오히려 한반도 긴장감이 커지거나, 무역협상 결과가 기대보다 부정적일 경우 환율은 재차 오를 수 있다. 이미 1195원을 테스트한 상황이어서 환율이 다시 급등할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말 환율로 1170원을 전망했다.
전세계적인 성장 둔화 및 우리나라 수출 부진도 달러/원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오석태 SG증권 전무(이코노미스트)는 "우리나라 6월 수출은 5월보다 더 좋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반도체 경기 역시 30% 이상 꺾였다. 여기서 달러 약세가 지속해 엔화값이 오르고 달러/원 환율도 하락할 경우,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의 경기둔화는 더 심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오 전무는 "미국은 무역협상과 관계없이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방침인데, 사실상 미국 금리인하와 환율 하락이 같이 간 적은 없었다. 전 세계 경제가 내리막길로 접어든 상황에서, 중장기적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1250원대로 갈 것이란 기존 뷰를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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