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최근 코스트코를 잇달아 깜짝방문하는 등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사전 조율없이 매장을 방문해 직접 카드발급 상담에 임하는 등 눈길을 끌기도 했다. 20여년 가깝게 코스트코와 독점 제휴관계를 맺어온 삼성카드를 제치고 최근 현대카드가 새 독점 제휴사가 된 만큼 결제사로서의 이미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가운데)가 지난 달 24일 코스트코 양재점을 방문해 카드 발급 부스에 앉아 고객상담을 위해 대기중이다. [사진=정태영 부회장 페이스북] |
이 같은 정 부회장의 코스트코 매장 방문 행보는 현대카드 홍보팀과도 전혀 조율되지 않은 '깜짝방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에도 정 부회장은 본인 일정을 잘 공유하지 않는다는 게 현대카드 관계자들 전언이다. 현대카드 한 관계자는 "홍보팀에서도 매장 방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직원들도 SNS를 통해 알았다"고 귀띔했다.
SNS를 통해 활발하게 소통하는 정 회장은 코스트코 방문 사실을 SNS를 통해 알렸다. 지난달 24일 양재점 방문 당시에는 "결제가 순조롭고 카드 신청도 기다림이 거의 없다. 일 년을 준비한 Transit이 제법 잘 넘어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같은 달 25일 광명점 방문 때는 "코스트코의 대고객봉사 정신은 비즈니스 파트너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나 보다. 매장에서 카드발급중인 현대카드 직원들이 더위 먹고 고생할까봐 장소 제공, 생수 제공에 심지어 전깃줄을 연결해 곳곳에 냉풍기까지 배치하고 수시로 격려. 우리를 감동시켜서 더 많이 일 시키려고 단단히 마음먹으신 모양. 기분 좋은 파트너"라고 했다.
정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코스트코의 제휴의 의미가 남달라서다.
카드업계 안팎에선 코스트코의 제휴카드사가 삼성에서 현대로 바뀌면서 카드사간 점유율 순위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코스트코의 연 매출 규모가 3~4조원에 달하기 때문. 코스트코 회원은 190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19년동안 삼성카드가 발급한 코스트코 특화카드 발급 매수는 30만장을 넘겼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코스트코와의 제휴를 통해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이 2~3%포인트 가량 상승할 여지가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기자와 만난 자리서 코스트코 제휴와 관련해 "데이터 사이언스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언급했다. 지난 1월 초에도 정 부회장은 시무식에서 데이터 사이언스 기업으로의 변신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대카드는 6년여 전부터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블록체인 등에 기반한 데이터 사이언스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작업을 추진중이다. 기존의 카드업만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는 만큼 데이터와 AI 등 디지털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작용했다.
한편 현대카드는 코스트코와의 새 제휴사가 되면서 지난 2월 '코스트코 리워드 현대카드', '코스트코 리워드 비즈니스 현대카드' 2종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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