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맥주와 탁주부터 종량세로 전환하고 나머지 술은 5년 유예 기간을 두고 종량세로 바꾸는 주세 개편 시나리오가 나왔다. 또 맥주만 종량세로 전환하거나 맥주와 탁주만 종량세로 개편하는 시나리오도 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은 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주류 과세 체계의 개편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세 개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현행 주세는 가격에 세금을 부과하는 종가세 방식이다. 하지만 '수입 맥주 4캔에 1만원' 논란 등 국내 맥주와 수입 맥주 간 역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정부는 알코올 도수나 양에 세금을 부과하는 종량세로의 전환을 검토 중이며 조세연에 연구를 맡겼다.
조세연은 이날 종가세를 종량세로 전환하는 3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먼저 역차별 논란이 가장 큰 맥주만 종가세에 종량세로 바꾸는 안이다. 조세연은 첫번째 안은 국내 생산 맥주와 수입 맥주 간 과세표준이 다른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안이라고 설명했다.
조세연은 다만 맥주 이외 다른 술은 중기 계획을 세워 종량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올해 세법 개정 때는 맥주만 원포인트로 개편하고, 소주 등 나머지 술은 시간을 두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개편하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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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연은 두번째 안은 탁주 관련 산업 경쟁력 강화 및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시나리오라고 첨언했다. 국산 쌀 등 상대적으로 고급 원료를 사용한 고품질의 탁주가 증가하고 제품 차별화도 이뤄진다는 것.
세번째 시나리오는 모든 주종을 종량세로 전환하되 맥주와 탁주 먼저 적용하고 나머지 술은 5년 유예를 두고 적용하자는 안이다. 조세연은 세번째 안은 생산자(주류 업계) 및 소비자 혼란을 줄이는 시나리오라고 부연했다.
홍범교 조세연 연구기획실장은 "외국 대부분 종량세를 채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궁극적으로 전 주종을 종량세로 전환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다만 전격적인 종량세 전환은 업계와 소비자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세연은 종량세 세율은 물가에 연동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종량세 전환 시 술 값 상승 등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조세연은 소비자 물가지수에 연동해 종량세 세율을 매년 자동으로 조절하거나 수년에 한 번씩 실질 세율이 유지되도록 종량세율을 조정하는 방식 등을 제안했다.
끝으로 조세연은 정부가 중기적으로 종량세 체계로 전환하는 계획을 세울 때 도수가 높은 술에 높은 세율을 부과하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조세연이 제시한 주세 개편 시나리오와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 주세 개편 정부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정부안은 빠르면 이달 중순 또는 이달 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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