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대표 종목으로 꼽히는 영원무역과 한세실업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영원무역은 4150원(11.35%) 급등한 4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세실업은 3150원(11.13%) 급락한 2만5150원으로 마감했다. 올 1분기 실적이 엇갈린 영향이 컸다.
영원무역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난 420억원이라고 전날 장 마감 후 공시했다. 매출은 7.1% 늘어난 4821억원을 올렸다. 주력 사업인 OEM 부문 영업이익이 약 3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늘었다. 생산공장이 있는 방글라데시 현지 최저임금 상승분 약 55억원과 국제회계기준(IFRS16) 도입에 따른 퇴직급여 충당금 중 1분기분 110억원이 반영된 실적이다. 인건비 상승분을 제외하면 OEM 사업부 영업이익 증가율이 40%를 넘은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한세실업은 1분기 영업이익이 51억원으로, 전년 동기(-140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하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50억원 이상 모자랐다. 자회사인 한세엠케이가 발목을 잡았다. 한세엠케이는 TBJ, Andew, 버커루, NBA 등의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한세엠케이 1분기 매출은 769억원으로, 전년 동기(755억원) 대비 큰 차이가 없었지만 4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15억원)보다 손실이 늘었다. 하누리 KB증권 연구원은 “(주요 브랜드 매출이) 판매 부진, 할인 확대, 정가판매율 하락, 수익성 훼손이라는 악순환에 빠졌다”며 “적자 브랜드 철수 등을 통한 내실 강화가 필요한 때”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세실업의 본업인 OEM 부문은 순항했다. 1분기 OEM 부문 영업이익은 93억원으로, 전년 동기(-125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GAP 등 주요 고객사들의 주문 물량이 회복세를 보여서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한세실업에 비해 영원무역 주가가 덜 올랐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 들어 한세실업이 27.66% 오르는 동안 영원무역은 7.52% 상승에 그쳐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최근의 원화 약세 흐름은 두 회사 모두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영원무역, 속내 뜯어보면 실적 서프라이즈…목표가↑"-신한
强달러에…美 수출비중 큰 의류 OEM株 주목
조연에서 주연으로…OEM株 '화려한 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