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자동차 업계에 미국 현지 생산라인 건설을 압박했다.
이는 수입 자동차 및 차 부품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상무부의 보고서 검토가 종료되는 5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시행 여부에 조명이 집중된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BMW와 메르세데스 등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관세를 피하려면 미국에 공장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럽에서 훌륭한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한 최종 결론은 유럽 자동차 메이저들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고 관세를 피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7월 유럽과 포괄적인 무역 협상을 벌이기로 하면서 추가 관세를 시행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유럽에서 수입되는 소형 트럭에 대해 미국은 25%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수입 자동차와 부품이 미 상무부의 주장대로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꼭 그렇지는 않다”고 답했다.
상무부 보고서의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입차가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 논란이 일었다.
앞서 관세를 시행한 수입산 알루미늄과 철강의 경우 총기류와 탱크 등 군수품 제조에 원자재로 동원될 수 있지만 자동차와 부품의 경우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갖지 않는 만큼 같은 논리를 적용하는 데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안보 리스크를 초래하는 요인은 대차대조표”라며 “강력한 대차대조표를 갖추지 못한다면 국가 안보 역시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무역수지 적자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미국 자동차에 대한 유럽의 관세 정책이 불공정하다는 불만을 수 차례 털어 놓았다.
한편 앞서 에버코어 ISI는 트럼프 행정부가 25%의 자동차 관세를 실제로 시행할 경우 독일 3대 메이저가 매년 62억5000만달러(70억달러)의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폭스바겐의 손실이 25억유로로 예상되고, 메르세데스 제조업체인 다임러와 BMW 역시 각각 20억달러와 17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제시한 셈이다.
한편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차 관세 시행이 간단치 않은 사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자동차 업계와 소비자들의 표심에 흠집을 내는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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