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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국내 장기금리, 유럽 선진국 금리와 동조화 심화"

입력: 2019- 01- 08- 오후 09:00
한은 "국내 장기금리, 유럽 선진국 금리와 동조화 심화"

[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장기금리와 독일 등 유럽 선진국 장기금리와의 동조화 현상이 심화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외 장기금리 동조화 현상은 선진국 장기금리의 기조적 흐름에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성병묵 한국은행 통화정책국 통화신용연구팀 과장은 8일 BOK경제연구에 게재한 '국내외 장기금리의 동조화 원인 및 시사점'에서 "금융위기 이후 국내 장기금리는 미국보다 독일 등 유럽 선진국 장기금리와 동행성이 심화됐으며, 신흥국 장기금리와의 동행성은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위기 이후 내외 금리차에서는 한미 금리차의 평균이 여타 국가와 비교했을 때 가장 작았지만 변동성에 있어서는 독일과의 금리차가 가장 낮았다.

국내외 장기금리 동조화 현상의 주된 원인으로는 △주요국 양적완화정책의 전이효과 △글로벌 저성장·저물가의 장기간 지속 △선진국 수준의 양호한 대외건전성 등을 꼽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사진=로이터 뉴스핌]
◆ 주요국 양적 완화정책의 전이효과

우선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의 대규모 장기국채 매입 등으로 기간 프리미엄이 동시에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주요국 장기금리 동조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장기 국채를 대규모로 매입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했다. 정책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인하됐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가 지속되자 장기금리를 낮추기 위해서다.

중앙은행의 대규모 국채매입으로 민간이 보유할 수 있는 장기국채 규모가 감소하면서 장기국채 가치가 상승했다. 다시말해 주요국 장기국채 기간 프리미엄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얘기다. 양적완화 기간 중 주요국 장기금리의 기간 프리미엄이 동시에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기간 프리미엄 동조화 요인으로 작용한 것.

미 연준은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 정책이 장기국채(10년) 기간 프리미엄을 약 1%p 낮춘 것으로 추정했다.

◆ 글로벌 저성장·저물가의 장기간 지속

또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저성장·저물가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국내외 정책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한 점도 장기금리 동조화 요인으로 지목됐다.

국내 물가상승률이 주요 선진국과 같이 장기간 물가목표를 하회하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우리나라와 주요국 인플레이션의 상관계수가 높아졌다.

기대 인플레이션의 경우 미국(0.64)보다 유로지역(0.74)과 상관계수가 높게 나타나는 등 미국과 유로지역과 상대적으로 강하게 동조화 된 모습이었다.

또한, 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기와 동행성이 강화됐다. 특히 선진국 유럽국가와 경제성장률 상관관계가 크게 높아졌다. 독일(0.38→ 0.70), 스위스(0.32→ 0.65), 스웨덴(0.34→ 0.61) 등 유럽선진국과의 상관계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성병묵 과장은 "대외의존도와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경제구조가 독일 등 유럽과 유사한데다 유럽과의 교역이 확대된 점 등이 경기 동조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 선진국 수준의 양호한 대외건전성

동시에 높은 재정건전성, 양호한 대외지급능력 등으로 우리나라 국가신용 등급이 선진국까지 상승하면서 우리나라 국채가 국제금융시장에서 우량 자산으로 평가받기 시작한 점도 장기금리 동조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한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가부채규모는 6170억달러,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38.1%로 일본 212.3%, 영국 112.8%, 미국 99.0%를 크게 하회한다. 선진국 중 재정상태가 양호하다고 평가받는 독일(69.7%)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우수한 대외건전성 및 신용등급 개선에 힘입어 외국인 채권 투자자금 유입이 크게 증가했다. 국제 금융시장 불안 확대시에도 장기금리는 선진국 장기금리와 함께 동반 하락했다.

실제로 2014~2016년 중 미 연준의 긴축정책, 브렉시트,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 불확실성 확대로 외국인 채권자금이 유출됐으나, 같은 기간 국내 장기금리는 유럽 선진국과 유사하게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성병묵 과장은 "유럽 장기금리와의 동조화 경향이 높은 것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미국 금융상황의 영향력이 약화되었다기 보다 우리나라와 유럽 장기금리가 미국의 금융상황 변화로부터 비슷한 영향을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이 국내 장기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유럽 장기금리가 받은 영향과 유사하다고도 했다.

또한 그는 "국내 장기금리 동조화 현상은 선진국 장기금리의 기조적 흐름에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ECB 등 미국 이외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해 나갈 경우 장기금리가 상승하면서 국내 장기금리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jihyeonm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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