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의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더 히스토리 오브 후’(후)가 올해 연매출 2조원을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국내 화장품업계에서 단일 브랜드가 매출 2조원을 넘은 건 후가 처음이다.
LG생건은 27일 후의 고품질과 고급 패키지 전략이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으로 이어져 이날 매출 2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03년 출시된 지 15년 만이다. 후는 한국 전통 왕실의 처방법을 토대로 한방 원료를 개발했다. 고품질을 앞세우면서 한국 전통의 궁중문화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마케팅한 점도 성공 비결로 꼽힌다. 2006년부터는 배우 이영애를 모델로 발탁해 해외시장의 한류 열풍을 적극 활용했다.
후의 매출은 출시 첫해 103억원에서 6년 만인 2009년 1074억원으로 뛰었다. 2013년엔 2037억원, 2016년엔 1조208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조4200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2조원을 넘었다. LG생건 관계자는 “후의 연매출 2조원은 소비자가격 기준으로 3조원에 달하는 수치”라며 “글로벌 톱3 브랜드인 랑콤(5조3000억원), 시세이도(4조7000억원), 에스티로더(4조4000억원)와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후는 LG생건 한방연구소에서 분석한 수백 권의 궁중왕실 처방법 고서를 토대로 개발됐다. 대표 제품인 ‘비첩 자생에센스’는 공진비단, 경옥비단, 청심비단 등 궁중 한방처방법을 적용했다. 이 제품의 고급스러운 용기는 보물 1055호인 백자 태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했다. 이 밖에도 황제의 옥새문양, 백제 금동대향로, 궁중 대례복, 조선 왕실을 상징하는 자두꽃 등을 화장품 용기에 적용해 ‘선물용 고급 화장품’이라는 이미지를 얻은 것이 주효했다. ‘천기단 화현 세트’는 30만원대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올 한 해 동안 100만 개 이상 팔리기도 했다.
LG생건의 또 다른 고급 화장품 브랜드 ‘숨’은 올해 44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매출(3800억원)보다 15.8% 증가했다. 후와 숨 두 브랜드만으로 2조44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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