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시티타임스=한국일반]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다. ⓒ News1 김영운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정치·경제 불확실성으로 환율이 출렁이면서 중간재와 원자재를 수입해 수출하는 우리나라 수출 산업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정치 리스크로 대외 신인도가 하락할 경우, 외국인 자본 이탈과 수출 여건 악화로 번질 수 있어 수출 기업들은 긴장하고 있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밤 원·달러 환율은 1446.5원까지 치솟으며 15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보통 환율이 오르면 원자재 수입가가 급등해 채산성이 줄어들게 된다. 또 근래 국내 기업의 미국 직접투자가 잦았던 만큼 달러화 부채가 늘어났고, 이에 따라 환율 상승 시 평가손해가 발생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수출을 통해 경제력을 유지해 왔던 만큼 환율 상승은 달갑지 않은 요인으로 꼽힌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네이버와 카카오를 제외하면 모두 제조업 기반 기업으로 특히 반도체는 웨이퍼, 배터리는 리튬·니켈·코발트, 철강업계는 철광석 등 핵심 산업 원자재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4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4.12.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에너지 수입액도 커지면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입은 507억 4000만 달러였는데, 이중 에너지가 21%(107억 1000만 달러)에 달했다.
반도체는 56억 5200만 달러, 전자부품 68억 6900만 달러, 광산물 117억 1900만 달러 등 대부분의 중간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고환율 등으로 인해 에너지수입가가 늘어나면 전기·가스요금 등의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동절기에는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만큼 높아진 환율을 적용한 상태에서 수입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18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무역수지도 다시 적자의 늪으로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보다 1.4% 증가했는데 4개월 연속 수출 증가율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8월 10.9%였던 수출 증가율은 9월에는 7.1%로 떨어지더니 10월에는 4.6%로 감소하다가 결국 1%까지 떨어진 것이다.
더욱이 지난달 양대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으로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도 부정적 지표다. 대중 수출은 113억달러로 5개월 연속 110억달러 이상을 기록했으나 작년보다 0.6% 줄면서 9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대미 수출은 104억달러로 3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넘겼지만, 작년보다 5.1% 줄면서 15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이 끊겼다. 대중 수출의 경우 중국 경제 침체 영향이, 대미 수출은 자동차·일반기계 수출이 둔화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업마다 환율 상승에 대해 느끼는 부담은 다소 다르다"며 "수입단가가 오르면 판매단가도 오를 수 있다. 다만 에너지를 수입해 직접 사용하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