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원장 김광두 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내년 취업자 증가폭을 올해보다 1만 명 줄여 잡았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물론 다른 민간 연구기관이 내년에 고용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과 상반된다. 국가미래연구원은 최저임금 10.9% 추가 인상 등 내년에도 이어지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고용시장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미래연구원은 23일 발표한 ‘2019년 경제전망’에서 내년 취업자 증가폭을 11만 명으로 전망했다. 올해 취업자 증가폭(12만 명)보다 1만 명 줄어든 수치다. 국가미래연구원은 내년에 시간이 갈수록 취업자 증가폭이 쪼그라들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12만 명에서 하반기에는 9만 명으로 고꾸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가미래연구원은 “취업자 증가폭은 인구구조 변화, 산업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며 “임금 상승, 기업 투자 부진 등이 고용 창출력을 약화시켜 고용시장 개선이 힘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내년 신규 취업자가 올해 대비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 17일 발표한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내년 취업자 증가폭을 올해(10만 명)보다 5만 명 늘어난 15만 명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투자·일자리 확대 노력 등으로 신규 취업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월 ‘2018~2019년 경제전망’에서 내년 취업자 증가폭 전망치를 올해(9만 명)보다 7만 명 많은 16만 명으로 잡았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7만 명에서 내년 10만 명 안팎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 연구기관들도 비슷한 추세를 전망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9만5000명에서 내년 12만5000명, LG경제연구원은 올해 10만 명에서 내년 12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14일 발표한 ‘2019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에서 “내년 신규 취업자 수는 올해 급감에 따른 기저 효과로 소폭 늘어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국가미래연구원은 다른 내년 경제지표도 정부보다 어둡게 전망했다. 경제성장률은 2.5%로 정부 전망(2.6~2.7%)에 비해 0.1~0.2%포인트 낮춰 잡았다. 설비투자는 정부 전망(1.0%)의 반 토막 수준인 0.5%로 관측했고, 민간소비도 2.3%로 정부 전망(2.7%)에 비해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미래연구원은 “반도체 투자가 줄어들고, 수출 증가세가 완만해지면서 설비투자 증가율이 낮아질 것”이라며 “고용 부진으로 인해 가계 구매력 증가세도 둔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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