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냈음에도 주가가 빠져 투자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한 투자자는 “삼성전자 (KS:005930) 실적 발표는 실적 시즌의 시작인데 대단한 실적에도 주가가 빠져버리니 실망스러웠다”고 했다.
증권사들은 앞다퉈 주가 하락의 이유를 제시했다. 미국 국방부가 마이크로소프트와 계약했던 제다이(JEDI) 클라우드 사업을 취소해 서버 업종의 센티먼트가 훼손된 점(하나금융투자), 코로나19 백신 보급 이후의 정보기술(IT) 기기 수요 둔화 우려(한화투자증권), 내년 반도체 업황 둔화 가능성(하이투자증권) 등을 이유로 꼽았다.
펀드매니저 A씨는 ‘선반영 트렌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증권가의 단골 레퍼토리이긴 하지만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이 좋을 것이란 점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었고 그것이 확인된 것뿐이니 주가가 뛸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A씨는 “최근 시장은 모든 것을 선반영으로 설명해야 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얼마 전까지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상품 가격이 큰 폭으로 빠진 것도 선반영 외에는 설명할 논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선반영 트렌드가 심화하고 있는 것은 주식과 상품 모두에 투기적 수요가 많이 붙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투기적 수요를 포함해 시장에서 움직이는 자금은 모두 금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최근 시장에선 금리가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달 16일 연 1.57%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의외로’ 금방 빠져 버렸다. 지난 8일엔 1.30%였다. 애널리스트 B씨는 “금리가 미친 듯이 안정되고 있다”며 “고점을 본 지가 3개월이 넘었다”고 했다.
최근 금리 안정세는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때문이다. 시장의 관심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경기 회복을 가로막을 것인지 여부다.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가 줄어드는 게 중요하다며 잠깐의 노이즈일 뿐이란 주장이 우세하다.
그러나 최소한 3~4년은 걸릴 것이라던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벌써 나왔고, 감마 변이 바이러스도 등장해 백신 무용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리 안정세로 증시는 코로나19가 터질 때로 다시 돌아간 분위기다. 성장주와 바이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저금리 수혜주가 다시 뜨고 있는 것이다. 미국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같은 이유라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당분간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와 금리에 주목해야 한다. 결국 코로나19가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결국 잡힐 것이고 경기 회복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문제는 시간이다.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저금리 수혜주가 시장을 주도하는 기간도 늘어날 것이다.
투자자 C씨는 7일 보유 중이던 카카오를 익절했다.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시장이 빠지는 상황에서 카카오가 2% 이상 뛰자 팔 때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펀드매니저 A씨는 “주도주는 쉽게 파는 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익절하는 사람은 꼭지 같아서 팔지만 그렇게 주가를 보고 판단하면 ‘근거를 갖고 하는 투자’가 불가능하다”며 “그동안 시장에서의 경험상 주도주는 지금 가격보다 싸게 팔더라도 추세선이 꺾이는지 확인하고 팔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카카오 같은 성장주가 왜 주도주가 됐는지 배경을 알아야 하고 배경에 변화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상 주도주는 며칠 혹은 몇 주 만에 바뀌지는 않는다고 A씨는 강조했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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