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주유소. [사진자료=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국제유가 고공행진에 하반기 물가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요 산유국 감산 조치로 적어도 연말까지는 국제유가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6일(현지시각) 런던 아이시이(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0.56달러(0.62%) 오른 90.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지난 5일 90.04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90달러를 돌파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배럴 당 87.54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최근 9 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했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강한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주요 산유국의 감산으로 인한 공급 감소 우려 탓이다. 지난 5일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10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 정책을 오는 12월까지 3개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도 같은 날 올해 말까지 하루 30만배럴 감산을 유지하기로 했다.
국제유가가 90달러 선을 넘기 시작하면서 조만간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날 "브렌트유가 올 연말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유가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오를 경우 올해 우리나라 물가 전망을 크게 뒤흔들 수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초 4%대에서 지속 둔화하며 4월(3.7%) 3%대로 떨어졌고, 6월(2.7%) 2%대로 내려와 7월(2.3%) 2년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7월 이후 줄곧 오름세인 데다, 폭우·폭염 등으로 농산물 가격도 오르면서 지난달 3.4%로 상승 폭이 커졌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8월 반등한 물가 상승률이 10월 이후 3.0% 안팎 수준으로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국제 유가가 예상 범위를 뛰어 넘기 시작하면서 이같은 전망이 어긋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제유가는 통상 2~3주의 시간 간격을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된다.
석유류와 농산물을 제외한 물가지수인 근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도 국제유가 오름세로 인한 물가 리스크를 증폭하는 요인이다. 석유류 가격 상승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기 쉬운 구조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근원물가지수는 지난 8월 전년 동월 대비 3.9%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 7월(3.9%)과 동일한 수치다. 전월(7월) 대비로는 0.2%p 상승한 만큼 석유류와 농산물을 제외한 나머지 물가 둔화세가 더디다고 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실제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 달 만에 2.3%에서 3.4%로 1.1%p 오르는 데 석유류 물가의 기여도는 80%에 달했다.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3.3%를, 한국은행은 3.5%를 예상하고 있는데,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이같은 전망치도 수정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그나마 희망적 요인은 미국이 세계 4위 산유국인 이란에 유화 제스처를 취하며 대규모 증산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 부진을 겪는 중국의 수요량이 감소한다는 점도 유가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