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을 하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최근 국제유가 급등, 부동산에서 촉발된 중국 경기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 경제의 부진 완화 흐름을 제약할 수 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진단이 나왔다.
KDI는 7일 발표한 9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중국 경기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비구이위안 등 중국 부동산 기업의 금융 불안,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세 확대 등을 언급하며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흐름을 일부 제약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하반기들어 회복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던 국내 경기가 대외발 충격으로 회복세가 주춤해질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KDI는 지난 7월 경제동향에서는 "경기 저점을 지나가고 있다"고 판단한 데 이어 8월에는 "경제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며 경기 회복세를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평가에서는 '경기 부진 완화'라는 표현이 빠지고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다. 두 달 연속 경기 회복 흐름을 언급한데서 한발 물러서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직접 표현한 것이다.
KDI는 7월 전산업생산 감소(-1.4%), 재고율 상승(112.3%→123.9%) 등은 조업일수 감소, 기상여건 악화, 반도체 출하의 계절성 등에 따른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수출 부진이 최근 점차 완화되고는 있지만 중국 경기 불안, 국제유가 상승 등 경기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7월 소매판매(-3.2%)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소비자심리지수(103.1)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소비 심리는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기계류와 운송장비 모두 줄며 감소 폭이 확대된 설비투자(-11.0%)는 낮은 제조업 평균가동률(70.2%), 관련 선행지표 등을 근거로 부진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높은 증가세를 보이는 건설투자도 건설수주(-55.3%), 주택착공(-71.67%) 등 선행지표가 좋지 않아 앞으로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노동시장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높은 고용 증가세가 다소 완만해지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물가는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소비자 물가 상승률(3.4%)이 높아졌지만 근원물가 상승률(3.3%)이 전달과 같고 서비스 물가 상승 폭이 축소된 점 등을 근거로 상승세 둔화 기조는 계속되고 있다고 봤다. 하지만 이같은 분석은 최근 유가 급등으로 향후 다소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 시장은 주택 인허가와 주택 착공이 크게 줄면서 앞으로 주택공급이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