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인천신항 컨테이너. [사진자료=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해외 기관들이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낮춰 잡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여파에 내수 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중국의 경기 둔화와 최근 유가 상승에 따른 무역부진 등이 발목을 잡았다.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8곳 중 2곳은 지난달 말 기준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바클레이즈는 전월 말 2.3%였던 내년 성장률 예상치를 2.0%로 0.3%포인트(p) 낮췄고, 씨티는 1.8%에서 1.7%로 0.1%p 깎았다.
특히 바클레이즈가 한 번에 전망치를 0.3%p 내리면서 내년 한국 성장률이 잠재 수준인 2%를 웃돌 것이라고 예상한 기관 수는 2곳으로 줄어들었다. 이들은 각각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2.2%)와 골드만삭스(2.6%)였다.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낮춰 잡은 기관은 해외 IB뿐만이 아니다. 앞서 한국은행도 지난달 말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을 0.1%p 내린 2.2%로 수정해 발표했다.
기관들의 전망치 줄하향은 주로 우리나라의 무역 부진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바클레이즈는 내년 한국의 성장률을 내림과 동시에 2024년 경상수지 흑자 규모 또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3.4%에서 2.8%로 0.6%p 하향 조정했다. 씨티도 내년도 경상수지 흑자 폭을 당초 예상한 GDP 대비 1.6%에서 1.5%로 0.1%p 적게 수정했다.
그 배경에는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가 자리잡고 있다. 해럴드 핑거 국제통화기금(IMF) 한국미션단장은 전날 우리 정부와의 연례협의 직후 브리핑에서 "(중국의 침체로 인해) 내년 한국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달 말 주요 IB 9곳 중 3분의 2에 달하는 6곳이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중국의 올해 평균 성장률 예상치는 전월 5.1%에서 4.9%로 0.2%p 떨어졌다. 내년 또한 평균 4.6%에서 4.4%로 0.2%p 낮아졌다.
이는 미국·일본의 경제 성장률 전망이 일제히 높아진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IB들이 예상한 미국의 성장률은 올해 평균 2.1%로 0.2%p 올랐으며, 일본의 경우 지난 2분기 깜짝 성장에 따라 한 달 새 0.8%p 급등한 2.2%를 나타냈다.
최근 꿈틀대는 유가 역시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잠재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은 에너지 90%가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로, 국제유가 상승이 에너지 수입액을 불어나게 하면서 무역수지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3일 보고서에서 "당초 예상했던 하반기 경기 회복 가능성이 약화되고 있다"면서 "특히 수출 경기의 조기 회복이 어려울 경우 L자형 장기 침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말 기준 IB 8곳의 올해 평균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한 달 전과 동일한 1.1%, 내년 전망치는 1.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