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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부채한도 협상 시한 나흘 연장…옐런 "6월 5일 디폴트"

입력: 2023- 05- 30- 오전 08:40
© Reuters.  美 부채한도 협상 시한 나흘 연장…옐런 "6월 5일 디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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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출처=연합뉴스

미국 백악관과 의회간 부채한도 인상 협상이 일부 진전을 보이는 가운데 협상이 불발될 경우 정부가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 6월 5일로 다소 늦춰졌다.

이는 종전에 예고한 6월 1일보다 나흘 늦춰진 것이다. 백악관과 공화당은 부채한도 협상을 위한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됐다.

부채한도와 관련한 실무 협상에서 곧 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퍼지며 뉴욕증시와 국제유가는 상승랠리를 펼쳤다.

CNBC 등에 따르면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의회에 서한을 보내 "의회가 내달 5일까지 부채한도를 상향하지 않을 경우 정부의 지불 의무를 다할 충분한 자원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재무부가 다음달 1~2일 돌아오는 1천300억달러 규모의 사회보장 및 군인연금 지급은 맞출 수 있다면서 "이 지출로 재무부 금고는 극도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옐런 장관은 그간 의회가 내달 1일까지 연방정부 부채한도를 올리거나 유예하지 않을 경우 연방정부에서 디폴트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목해 왔다.

전날 협상에서 일부 진전을 이룬 것으로 알려진 백악관과 공화당은 이날도 실무 협상을 이어가며 합의안 도출에 주력했다.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부채한도 협상과 관련, "전날(25일) 저녁 실무 협상에서 진전이 이뤄졌다"며 협상이 중대한 시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매카시 의장은 "최종 타결이 이뤄질 때까지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며 "오늘도 협상은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AP통신은 이와 관련해 양측이 대선을 염두에 두고 2년간 연방정부 지출을 삭감하는 대신 현재 31조4000억달러(약 4경2000조원) 규모의 부채한도를 상향하는 방안을 놓고 이견을 좁혔다고 보도했다.

재량 지출 가운데 국방과 보훈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항목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선 양측의 입장이 여전히 엇갈리고 있어 최종 타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매년 세수를 초과하는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부채를 발행하며, 이 부채의 한도는 의회에서 결정한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은 하원에서 부채한도를 상향하는 대신 사회보장 등 분야에서 연방정부 지출을 삭감하는 예산법안을 처리하며 백악관 및 민주당과 대치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차기 합참의장 지명 행사에서 "디폴트는 없을 것"이라며 디폴트는 옵션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나아갈 유일한 방법은 초당적 합의로, 이에 도달할 것으로 믿는다"며 "의회는 지금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일단 디폴트 예상 시한이 내달 5일까지로 늦춰지면서 협상을 벌일 시간을 더 얻게 됐지만 양측간 내부 설득 및 법안 처리를 위한 실무 절차를 고려하면 시한은 여전히 빠듯하다.

이 가운데 미국 국가신용등급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해 신용등급 강등 위험을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6일 미국에 조속한 부채한도 상향을 촉구했다. IMF는 성명에서 "부채한도를 둘러싼 벼랑 끝 전술은 국제 경제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경제 하방 위험을 악화시키지 않으려면 부채한도를 즉시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미국 국채시장은 세계 금융 시스템 안정의 닻과 같다"며 "미국 디폴트땐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 위축과 금융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미 의회는 미국의 현충일인 29일 메모리얼 데이까지 휴회한다. 하원의 경우 법안 처리를 위해 사흘간 숙려 기간을 의무화하는 것을 고려하면 아직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을 감안할 때 물리적 시한은 여전히 촉박하다.

바이든 대통령도 메모리얼데이 연휴 모드에 들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캠프 데이비드로 떠나 휴식을 취한 뒤 28일부터는 윌밍턴 자택에 머물 예정이다.

다만, 주식, 금, 유가 등의 자산 가격은 미 연방정부 디폴트 사태를 피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퍼지며 상승랠리를 펼쳤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8.69포인트(1.00%) 상승한 3만3093.34로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장보다 54.17포인트(1.30%) 오른 4205.45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77.59포인트(2.19%) 뛴 1만2975.69로 장을 마쳤다.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다. 이날 발표된 4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4% 오르며 시장 전망치(0.1%)를 웃돌았지만, 부채협상 타결 기대감은 인플레이션 악재마저 덮어버리는 분위기다. 

국제유가 역시 부채한도 협상 타결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84센트(1.17%) 오른 배럴당 72.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 7월물도 전장 대비 0.88달러(1.15%) 뛴 배럴당 77.14달러에 마감했다. 

금도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60달러(0.1%) 오른 1944.30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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