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비트코인이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기준금리와 관련해 어떤 발언을 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주요 암호화폐 가격이 금리에 연동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2만151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1주일 전에 비하면 10% 내렸지만 24시간 전과 비교하면 변동률이 ‘제로’다. 이더리움 +0.3%, 테더 +0.1%, USD 코인 +0.1%, 바이낸스 코인 -0.8%, 바이낸스 USD 0%, 리플 -0.1% 등 시가총액 상위 다른 코인들도 하루 새 변동률이 1% 밑으로 횡보세를 보였다.
‘빅 이벤트’를 앞두고 코인 투자자들이 숨을 죽이고 있는 모양새다. Fed는 25~27일(현지시간)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을 연다. 파월 Fed 의장을 비롯해 주요국의 중앙은행 총재, 경제학자들이 참석하는 만큼 하반기 전세계 통화정책의 향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다. 실제로 2010년 벤 버냉키 당시 Fed 의장이 잭슨홀 미팅에서 양적완화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한국 시간으로 오는 26일 오후 11시에 경제전망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상승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하지만 발언 수위나 뉘앙스에 따라 시장의 반응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당장 다음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례회의가 예정돼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FOMC 의사록 공개,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같은 미국의 경제지표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한때 인플레 헤지 수단으로 각광받았지만 금리나 증시 등의 상황과 ‘커플링’ 정도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미 금융사인 핏 어드바이스의 안잘리 겐가왈라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금은 과거 몇차례 금융위기를 통해 가치를 증명해 왔지만, 비트코인은 경험 사례가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코인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인 애널리스트 니콜라스 머튼은 최근 “가상자산 시장의 약세장은 이제 막 시작됐다”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단기적 반등은 나올 수 있어도 결국 새로운 저점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 중간선거가 코인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달러 유동성을 늘리면 코인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취지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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