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와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등 통화정책에 실패한 나라에서 비트코인을 대거 매집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최근 90일 이내 아르헨티나 페소로 암호화폐를 매수한 사람이 재차 매입할 수 없도록 거래소 접속을 차단했다. 이를 위한 달러 환전도 막았다. 아르헨티나인들이 페소를 달러로 환전한 뒤 비트코인을 매집하고 있어서다. 달러가 암호화폐거래소를 통해 급격히 유출되자 이 같은 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아르헨티나인들이 비트코인 매집에 열을 올리는 건 물가상승률이 64%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소를 가만히 들고 있으면 막대한 손실을 보기 때문에 아르헨티나인들은 이미 떨어질 만큼 떨어진 비트코인이나 달러에 가치가 고정된 USDT 등 스테이블코인을 사들이는 게 이득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79% 폭등한 튀르키예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튀르키예 리라화의 가치가 폭락하고 물가가 치솟으면서 비트코인 수요는 더 늘었다. 암호화폐 정보사이트 코인힐스에 따르면 튀르키예 리라화로 거래되는 비트코인은 달러와 엔, 원, 유로, 파운드에 이어 여섯 번째로 많다.
나이지리아에서도 비트코인 수요가 탄탄한 편이다.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나이라(나이지리아 통화) 환율은 달러당 670나이라로 정규 시장(424.34나이라)보다 현저히 높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크립토포테이토에 따르면 개인 간(P2P) 비트코인 거래 플랫폼인 팍스풀은 작년 한 해 나이지리아에서 7억6000만달러 이상의 비트코인이 거래됐으며, 올 상반기엔 4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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