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A씨는 한 달 전 주식과 암호화폐에 넣었던 돈 일부를 빼 금으로 옮겼다. 주식은 불안하고 비트코인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한 달 후 A씨는 계좌를 확인해봤다. 주식과 비트코인 투자에선 손실을 봤지만, 금만 유일하게 수익을 냈다. A씨는 “금 덕분에 더 큰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A씨처럼 금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많아지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 경기 침체) 우려로 주식 시장이 급락하자 금을 피난처로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금융회사들도 금값이 연말까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테크’에 대한 ‘A to Z’를 정리했다. 골드만삭스 “금값 40% 더 오른다”
3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국내 금값은 지난달 30일 g당 7만5686원에 마감했다. 올초 이후 8.19% 올랐다. 다른 자산은 대부분 떨어졌다. 코스피지수와 미국 S&P500지수는 같은 기간 각각 22%, 20% 하락했다. ‘디지털 금’으로 주목받던 비트코인은 59% 폭락했다.
금값은 금리, 경제 상황, 달러 가격 등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금을 보유하는 기회비용이 커져 가격 하락 요인이 발생한다. 하지만 경기가 불안하면 실물 자산으로서 가치가 주목받으며 가격이 더 오른다. 최근 들어선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국제 금값이 올 연말 25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종가(1807.30달러) 대비 상승 여력을 38%로 본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각국 정부는 금 보유량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금 투자, MTS로 손쉽게 한다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현물부터 펀드까지 다양하다. 다만 상품별로 비용이 크게 차이 난다. 가장 저렴한 방법은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하는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증권사를 통해 금현물을 사고팔 수 있는 ‘KRX금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비용이다. 은행 골드뱅킹이나 금펀드는 시세차익에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KRX금시장에서는 모든 세금이 면제된다. 증권사에 0.3% 내외 거래 수수료만 내면 된다. 영업점 및 전화로도 매매할 수 있다. 오프라인을 통해 거래하면 수수료가 비싸진다.
KRX금시장은 1g 단위로 거래되기 때문에 소액 투자와 적립식 투자도 가능하다. 지난달 종가 기준 금 1g은 7만5686원이다. 투자자가 구입하는 금은 한국조폐공사에서 품질을 인증하고, 실물자산은 한국예탁결제원에 보관된다. 국가에서 관리하는 가장 안전한 투자처로 볼 수 있다.
실물로 금을 인출하면 거래 가격에 10%의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KRX금시장 투자자는 주식처럼 금을 보유한다. 은행 골드뱅킹도 실물 인출 시 10%의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금을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금 관련 펀드는 실물 인출이 불가능하다. 금으로 ‘레버리지’ 투자도 가능
금으로 큰 시세차익을 노리고 싶다면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을 고려해볼 수 있다. ETF, ETN은 금 시세의 두 배로 수익을 추구하는 레버리지 펀드가 있다. 대표적 레버리지 상품은 삼성레버리지금선물 ETN, 신한레버리지금선물 ETN이다.
레버리지는 금값이 1% 오르면 2% 수익을 내고, 1% 떨어지면 2% 손실을 내는 상품이다.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시세 하락에 두 배만큼 수익을 내는 ‘곱버스’ 상품도 있다. 삼성인버스2X금선물ETN은 금값이 1% 떨어지면 2% 수익이 난다.
ETF와 ETN은 어떤 금지수를 추종하느냐에 따라서도 종류가 나뉜다. ‘선물’이 붙은 상품은 대부분 국제 금값을 기초지수로 한다. 예컨대 신한금선물ETN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 가격을 따라간다.
‘KRX금현물’이 붙으면 국내 금값이 기준이다. 미래에셋 KRX금현물이 대표적이다. 금값은 국내와 해외가 다르게 움직여 주의해야 한다. 국내 금값은 연초 이후 8% 올랐지만 국제 금값은 0.89% 오르며 보합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금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보면 KRX금현물에 투자하면 된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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