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국제 유가가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사태에도 불구하고, 원유 레버리지상장지수증권 ETN(상장지수증권)에 투자가 몰리면서 괴리율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유동성공급자(LP)의 추가 물량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신한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 2억주(2억원)를 추가 상장했다. 기존 물량인 9300만주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국내 상장된 원유 레버리지 ETN 중에 가장 규모가 크다.
신한 레버리지 WTI ETN, 최근 거래가 및 괴리율 [자료=한국거래소] 2020.04.21 bom224@newspim.com |
전날인 20일 신한 레버리지 WTI ETN은 거래 정지됐었다. 괴리율이 30% 이상으로 5거래일 연속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6일 괴리율은 82.18%까지 치솟았다.
이날 신한금융투자가 ETN 발행 한도를 4조원까지 늘리면서 시장에 유동성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에 거래가 재개됐다. 하지만 괴리율은 여전히 50% 안팎을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금융투자는 포털 게시판을 통해 "괴리율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실시간 지표가치 근처의 가격으로 LP호가를 제출하고 있다"면서 "괴리율이 줄어들지 않으면 다시 매매거래정지가 걸릴 수도 있으며, 이로 인한 기회 비용의 상실은 투자자 몫이 된다"고 당부했다.
지난 밤 국제유가는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8.27달러에서 56달러(305.97%) 떨어진 -37.63달러에 장을 마쳤다.
다른 원유 ETN 상품인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거래는 오는 23일 재개될 예정이다. 'QV 인버스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과 함께 두 상품도 조만간 추가 상장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원유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투자 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원유 급락을 매수 기회로 엿보고 들어오고 있지만, 원가 회복까지는 1년 이상의 상당 시일이 걸린다는 판단이다.
또한 현재 괴리율이 높은 상황이라, 예상보다 수익률이 높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요가 집중된 일부 ETN의 경우 유동성공급자의 보유 물량이 소진되면 괴리률이 확대되는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증가한다"면서 "또 선물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ETN은 롤오버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ETN은 상장지수펀드(ETF)와 유사한 방식으로 운용되는 상품이다. 투자자가 특정 가격에 상품을 매수하면, 증권사인 LP가 반대쪽에서 매도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해 호가 간격을 좁힌다. LP가 매도 호가를 제시하지 못하면 호가 간격이 크게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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