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4일 종로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박상준 이코노믹리뷰 기자
MBK파트너스(MBK)와 영풍 (KS:000670)이 고려아연 (KS:010130) 주식을 공개매수 중인 가운데, 고려아연의 대응 방식에 시장의 초점이 쏠리고 있다. 지분 방어를 위해 최소 6%, 약 1조3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고려아연이 자금 조달에 성공하고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지 등 여부다.
관건은 ‘자사주’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법적 제약 없이 자사주 취득에만 성공하면 지분 방어 난이도가 확 줄어들 수 있다.
앞서 MBK와 영풍은 공개매수에 돌입하며 고려아연 측이 공개매수 기간 동안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도록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30일 오전까지 양쪽으로부터 추가 자료를 받고, 사안의 긴급성을 감안해 이번 주 초에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오는 30일이나 2일 중 자사주 결론이 나오면 그에 맞춰 공개매수 전략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공개매수 기간은 5일 앞으로 다가왔다. 1일과 3일이 휴일임을 감안하면, 고려아연은 30일, 2일, 4일을 활용해 짧은 시간 한 번에 몰아치는 반격 전략을 꺼내들 확률이 높다. 그 첫 시작이 ‘자사주 취득 여부’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고려아연은 현재 대항 공개매수에 돌입할 자본은 충분하지만, 법적 변수 때문에 시기를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순현금 8000억원에 기업어음 발행 등을 통해 확보한 4000억원과 금융권 차입 등을 더해 2조원 수준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자사주 외에도 고려아연 지분 1.85%를 확보한 영풍정밀 지분 매입 싸움과, 캐스팅 보트 7.8%를 거머쥔 국민연금의 표심 등이 주요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