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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타임스=한국일반] 고금리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 'R(Recession)의 공포'가 우리나라의 향후 경제 향방을 가를 변수로 급부상했다.
현재 강한 수출 회복이 부진한 내수를 떠받들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무역 의존도가 높은 미국 경기가 빠르게 하락할 경우 수출도 차질이 불가피해서다.
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전날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5%로 0.1%포인트(p) 하향했다.
하향 조정의 주된 근거는 예상보다 부진한 내수다.
반도체를 필두로 한 수출은 기존 전망을 상회하겠지만,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 분야의 내수 증가세가 기대를 밑돌 것이란 게 KDI의 진단이다.
이에 따라 KDI는 이번 수정 전망에서 민간소비 증가율은 기존 1.8%에서 1.5%로, 설비투자는 2.2%에서 0.4%로 각각 낮췄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외에 미국 경기의 연착륙 여부도 하반기 우리 경제의 회복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재 미국은 주요 실물 지표가 부진한 양상을 보이면서 급격한 침체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8개월 만에 가장 낮았으며, 같은 달 실업률은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에 미국의 경착륙 시나리오가 확산하면서 글로벌 증시도 요동치고 있다.
미 경기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얼어붙는다면 대(對)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당장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실제 우리나라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기준 약 18%까지 불어났다. 우리나라의 수출 상위 10개국 중 최근 5년간 수출이 지속 증가한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이기 때문에 선진국이 경기가 좋아서 반도체나 자동차 같은 주력 품목을 많이 사주길 바라야 하는 측면이 있다"며 "미국의 경기가 예상보다 안 좋으면 수출도 당연히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KDI도 현재로선 미국의 급격한 경기침체 가능성이 크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수출 하방 요인으로서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내수가 안 좋았음에도 수출을 많이 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미국 경기가 좋았기 때문"이라며 "내수가 불안한 상황에서 미국 경기가 나빠지면 수출도 영향을 받게 되고, 한국 경제도 그에 부합하게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