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루마니아에 수출하는 자주포 K9.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S:012450)가 폴란드에 이어 루마니아와 K9 자주포 54문 등을 공급하는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K9은 이를 통해 한국군을 포함한 세계 10개국이 사용하는 베스트셀러 자주포의 입지를 굳히게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9일 루마니아 국방부와 부쿠레슈티 현지에서 1조3828억원 규모의 자주포 등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10일 밝혔다.
현지업체와 협력해 K9 자주포 54문과 K10 탄약운반차 36대 등을 2027년부터 순차 납품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독일의 PzH2000, 튀르키예의 퍼티나 자주포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경쟁 제품을 제치고 이번 사업을 획득했다.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한국산 무기 대신 유럽 무기를 사용하자고 노골적으로 주장할 만큼 EU와 NATO의 견제가 심해지는 가운 데 거둔 성과다.
4개월 동안의 경쟁 끝에 올해 초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뒤 루마니아 정부와 세부 협상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번 계약에는 K9과 K10 외에도 정찰∙기상 관측용 차륜형 장비, 탄약 등 ‘자주포 패키지’가 포함됐다. 루마니아에 방산 토탈 솔루션을 제시한 것이 최종 계약을 이끌었다.
앞서 정부는 양국 정상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방산군수공동위원회를 최초로 개최하는 등 방산 수출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한편 루마니아의 10번째 운용국 합류로 K9(K10 포함)의 누적 수출 총액은 13조원을 돌파하고, NATO 회원국 중 K9 자주포를 도입한 국가는 6개국까지 확대됐다.
향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 보병전투장갑차(IFV) 사업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독일, 영국 등 글로벌 방산기업들이 강력한 경쟁자로 예견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신감이 넘친다. 혹독한 테스트를 견뎌 호주군의 최종선택을 받은 레드백 장갑차가 있기 때문이다. 레드백은 K9과 동일한 동력시스템을 적용했기 때문에 루마니아군의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K9 자주포는 이제 글로벌 곳곳을 지키는 K-방산의 상징이 됐다”며 “레드백 계약으로 또 다른 베스트셀러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