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서울 시내 은행에 붙은 대출금리 현수막.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증가폭이 2년 8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며 전체 가계대출 관리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를 앞두면서, 한도 축소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이른바 ‘막차’ 수요가 몰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내 주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57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보다 5조3415억원 증가한 수치로, 지난 2021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 폭을 기록한 것이다.
가계대출 증가폭 확대는 주담대를 중심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기준 주담대 잔액은 552조1526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8467억원 늘어났다.
특히 주담대 잔액이 올해 상반기에만 22조2604억원이 증가했으며, 증가폭도 4월 기준 4조3433억원, 5월 5조3157억원을 기록하며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이 강화된 DSR 시행을 앞두고 있는 만큼 한도가 줄어들기 전에 대출을 받기 위한 차주들이 몰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6월 중 주담대의 싱행은 26~28일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대 시중은행에서 25일까지 실행된 주담대와 마지막 영업일이었던 28일까지 실행된 신규 주담대는 1조원이 넘는 차이를 보였다. 주담대가 신청 시점을 기준으로 1~2주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7월부터 시행되는 스트레스 DSR을 앞두고 접수가 몰렸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7월부터 스트레스 DSR을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지난주 시행 시점을 9월로 연기한 만큼 7월과 8월에도 주담대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정부와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나서면서 은행권이 기업대출 부문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44조원 증가한 811조34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 우량대출에 속하는 대기업 대출은 22조4537억원 증가하며 기업대출 증가액의 절반이 넘는 비율을 기록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은행들의 경우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여신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모습”이라며 “금융당국이 엄격한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고 있는 만큼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새로운 수익처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