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철강재.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기봉 기자 | 국내 철강기업들이 철근뿐만 아니라 철강재 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일본 철강기업들이 자기 나라에서 판매하지 못한 물량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고 있어서다.
6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월 수입된 중국산 열연강판은 65만t(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만8000t)보다 63.3% 증가했으며 일본산 열연강판은 같은 기간 59만2000t에서 85만2000t으로 43.9% 늘었다.
열연강판은 냉연강판, 전기강판 등 전반적인 판재류의 소재로 쓰이는 핵심 철강재다.
현재 열연강판을 공급받아 다른 철강재로 가공하는 국내 제강사들은 원가를 절약하기 위해 수입산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특히 품질이 좋은 일본산 열연강판은 지난해부터 엔저 현상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
후판 시장에서도 수입 철강재가 대거 들어오고 있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열간 압연, 가속 냉각, 열처리 과정 등을 거쳐 주로 생산되며 선박 건조, 풍력발전, 건설 등에 사용된다.
지난 1~4월 수입된 중국산 후판은 42만1000t으로 전년동기대비(14만7000t)보다 약 30만t 가까이 증가했다.
일본산 후판도 같은 기간 39만t에서 28만7000t으로 줄었지만, 엔저 현상을 감안하면 수입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미국이 중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장벽을 높이면서 중국산 후판이 한국 시장으로 더욱 몰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앞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4일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따른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에 따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과세 인상을 지시한 바 있다.
중국산 철강에 대해선 기존 7.5%에서 25%까지 관세를 인상하며 오는 8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러한 악재에 국내 철강 업계는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반덤핑 제소’도 검토 중이다. 제소 대상엔 후판도 포함됐다.
반덤핑 제소는 외국 상품이 국내 시장 가격보다 현저하게 낮으면 추진할 수 있는 자국 산업 보호제도로, 제소가 받아들여지면 정상 가격과 덤핑 가격의 차액 범위 내에서 ‘반덤핑 관세’가 부과된다.
반덤핑 제소를 하기 위해서는 제품 수입의 증가로 국내 산업이 피해를 입고 있으며 2% 이상의 가격 덤핑이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철강업계는 수입으로 인한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