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7월1일 (로이터) 박윤아 기자 - 미-중 무역분쟁 휴전 돌입과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소식이 코스피에 단기적이나마 호재가 될 것으로 보였으나 예상치 못한 일본의 대한 수출 규제 소식과 미-중, 북-미 합의에 대한 경계감이 빠르게 형성되는 모습이다.
일본 정부는 일제 징용 피해자 배상 소송 등으로 외교 관계가 악화된 것을 언급하며 스마트폰과 반도체에 사용되는 하이테크 소재의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규제가 강화될 경우 수출 허가를 얻기 위해 90일 정도 소요된다.
그간 미-중 무역협상 결과를 대기하며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코스피는 미-중 및 북-미 협상 재개 기대감에 0.78% 상승 출발했다.
하지만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확인되면서 코스피 .KS11 는 약보합권으로 주저앉았다. 삼성전자 005930.KS 를 중심으로 반도체 업종의 주가가 코스피를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종 지수 .KS41 가 0.5% 하락한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한때 1.6% 하락했다. LG디스플레이 034220.KS 와 LG전자 066570.KS 주가는 각각 2.2%, 3.4% 하락했다.
일본의 규제 품목은 디스플레이 패널 부품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포토 에지스트와 에칭가스이다. 한국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회사가 해당 부품을 일본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국내 기업의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이 실제로 규제를 가한다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얻는 피해가 클 것"이라며 "반도체 제조용 포토 레지스트의 경우 거의 일본에 의존하는 상황이라 국내 기업들이 대안을 찾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이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해당 규제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일본의 주요 고객인 점을 감안하면 일본 업체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 시장 점유율이 70~9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도 "(일본 입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규제로 인한 고객사 이탈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일본 수출 규제 대응을 위해 긴급회의를 주재한 가운데 오후 4시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 관련 정부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코스피는 그간 미국 주가지수는 물론 MSCI 일본 제외 아시아ㆍ태평양 주가지수 .MIAPJ0000PUS 등 벤치마크보다 훨씬 기를 펴지 못해 왔다. 미-중 무역 갈등의 최대 피해국이 한국이라는 진단과 함께 국내 성장 모멘텀도 급속히 약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상반기 코스피는 4.4% 상승에 그치며 미국 S&P500지수 .SPX 의 17.3% 상승 및 MSCI 일본 제외 아시아ㆍ태평양 지수의 10.6% 상승과 비교해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더구나 지난해 연간 하락률도 비교 대상 지수들보다 컸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 성과는 매우 저조한 것이다.
(편집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