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2월02일 (로이터) - 유가 급락으로 타격을 받은 에너지 분야에서 시작된 설비투자 축소 움직임이 미국의 다른 산업들로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로이터 분석 결과, 실제로 올해 설비투자를 줄이거나 작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기업 숫자가 설비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힌 기업 숫자에 비해 2:1 이상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헬스케어, 소비재, 레스토랑 등 다양하면서도 비교적 건전한 실적을 내고 있는 산업에서 활동 중인 기업들마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어, 올해 미국의 경제가 미약한 성장에 그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작년 주가가 26.1% 속등했고, 현재 주가가 사상 최고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맥도날드조차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작년과 비슷한 20억달러로 책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5년여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약회사인 엘라이릴리 역시 올해 설비투자를 작년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며, 정보통신 회사인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스는 작년 178억달러의 설비투자 예산을 올해는 172억~177억달러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츠버그에 소재한 포트핏캐피탈그룹의 에쿼티 부문 수석조사연구원인 김 포레스트는 "기업들이 긴축 경영에 나서면서 지출을 억제하고 있고, 꼭 필요한 데만 돈을 쓰려고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보통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졌을 때 투자를 늘린다는 점에서 올해 설비투자를 축소하려고 한다는 사실은 다시 말해서 향후 경기를 안 좋게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기업들의 4분기 실적은 부진했고, 4분기 성장률도 3분기에 비해서 낮아졌다.
미국의 4분기 GDP 성장률은 전문가들의 전망치와 같은 연율 0.7%로 집계됐지만 이는 3분기 때의 2%에 비해 낮아진 것이다.
로이터가 S&P500기업들의 1차 가이던스를 분석해본 결과 최소 43개 기업이 올해 설비투자를 줄이거나 작년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설비투자를 늘리겠다는 곳은 약 20곳 정도에 머물렀다.
특히 이들 중 유가 급락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은 에너지 기업들의 설비투자 축소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캐롤라인 발레케비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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