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WTI, 5.5% 급락...배럴당 30달러선 붕괴
* 엑손모빌, 10년래 최악의 순익 발표한 뒤 에너지주 약세 주도
* 알파벳, 애플 제치고 글로벌 시총 1위 안착
* 야후, 장 마감 이후 실적 공개
뉴욕, 2월3일 (로이터) - 뉴욕증시는 2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또 한 차례 급락세를 연출한 한편 엑손모빌의 실망스러운 투자지출 전망 등 실적 부재 속에 주요 지수들이 2% 안팎으로 하락했다.
변동장세 속에 다우지수는 1.80% 내린 1만6153.54, S&P500지수는 1.87% 밀린 1903.03, 나스닥지수는 2.24% 빠진 4516.95로 장을 닫았다.
바이오테크업종지수가 2.95% 크게 후퇴하며 나스닥지수가 상대적인 열세였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사이의 감산 합의 기대감이 사그라들며 급락했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양측의 협력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이날 5.5% 급락, 배럴당 30달러선이 무너졌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엑손모빌이 4분기 순익의 58% 급감을 발표한 뒤 2.23% 하락, S&P500 에너지업종지수에 최대 부담 요인이 됐다. 엑손모빌의 분기 순익은 10년이 넘는 기간 중 최저 증가폭이었고, 기업측은 지난해 수준에서 자본지출을 25% 감소 전망했다.
존스트레이딩의 마이클 오루크 수석 시장 전략가는 "엑손모빌이 자본지출을 하향 전망했다는 사실은 단기적으로 석유회사들의 어떠한 개선도 목격하기 어렵다는 기존 예상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에너지 업종의 자본지출 급감은 미국의 산업 전반에 걸쳐 확산되는 분위기다.
국제유가가 급락세를 재개하자 에너지 업종에 대한 부실대출 커버 비용 증가 우려가 급증하며 대형 은행주도 동반 급락했다. JP모건체이스가 3.1% 후퇴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와 골드만삭스, 씨티그룹과 모건스탠리 등은 5% 안팎의 급락세를 보였다. S&P500 금융업종지수는 2.61%나 밀렸다.
다우존스운송지수는 미국에서 첫번째 지카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는 소식에 2.94% 급락했다.
또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의 1월 판매 데이터가 공개된 뒤 포드자동차(-4.64%)와 제너럴모터스(GM/-1.53%), 피아트크라이슬러(-4.14%) 등 관련주가 무너졌다. 투자자들은 자동차 업계가 정체기를 겪은 뒤 향후 수 년 동안 판매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탈리아 명품 스포츠카 제조사인 페라리는 피아트크라이슬러에서 분사한 이후 처음으로 공개한 4분기 실적이 전망치에 부합했지만 올해 조정 세전·이자지급전이익(EBITDA) 추산치가 분석가 평균 기대치를 하회한 뒤 12.4% 폭락했다.
또 마이크로블로깅 웹사이트 운영사인 트위터는 스티펠 니콜라스가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한 뒤 10.22%나 빠졌다.
매출 규모에서 세계 2위 크루즈선사인 로얄캐리비안은 강달러 여파로 기대 이하의 분기 매출을 발표한 뒤 15.17% 추락했다. 카니발(-7.94%)과 노르웨지안 크루즈(-8.58%) 등 경쟁사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반면 인터넷 거인기업인 알파벳(전 구글)이 기대 이상 분기 실적에 1.32% 상승했다. 알파벳은 애플(-2.02%)을 제치고 글로벌 시총 1위 기업으로 안착했다.
기대 이상 실적에 다우케미칼(+5.75%)과 마이클 코어스(+23.91%), 마텔(+13.83%)과 말린크로트(+5.71%) 등이 랠리를 펼쳤다.
그러나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8.74%)와 렌트어센터(-25.53%) 등이 부진한 성적표츨 제출하며 전반적인 기업 실적은 엇갈리는 분위기였다.
톰슨 로이터 데이터에 따르면 4분기 S&P500 대기업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전일의 추산치(-4.1%) 보다 악화된 수준이다.
야후는 장 마감 이후 실적을 공개하면서 15% 감원과 핵심사업을 떼 내는 역스핀오프(reverse spin-off) 계획을 공개한 뒤 시간외 거래에서 약 0.3% 상승했다. 정규장에서는 1.72%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미국의 대선으로도 포커스를 돌리고 있다. 전일 미국 대선 첫 번째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이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꺾고 승리했고, 민주당에서는 힐리러 클린턴 전 장관이 박빙 승부를 펼친 끝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을 꺾었다.
전문가들은 아이오와에서의 결과는 확실한 승리자를 결정짓지 못하며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