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5월25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미국 셰일유 산업이 2년 간의 슬럼프에서 회복하자 미국 유전 서비스 기업들은 일거리가 대폭 늘었다. 하지만 셰일유 생산 기업들은 생산 증대에 따른 현금을 두둑이 챙기면서 유전 서비스 기업들에게는 비용을 낮추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추팀, 용역, 시추 기술 등을 제공하고 유정을 관리하는 유선 서비스 기업들은 미국 셰일유 산업 회복에도 불구하고 수익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들에게 이처럼 일방적으로 불리한 여건이 지속되면 셰일유 생산 반등세가 꺾이고 새로운 셰일유 유전 개발도 억제될 것이라고 유전 서비스 기업의 경영자들은 경고하고 있다.
특정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인력을 충원하고 설비를 개선하기 위해 비용이 추가되지만, 국제유가가 폭락했던 시기에 맺은 고정계약에 묶여 있는 유전 서비스 기업들이 받는 돈은 그대로다. 이로 인해 이들은 매출이익에 타격을 받아 결국 적자로 이어졌다. 헤인스앤분LLP 법률회사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 4월까지 127개의 미국 유전 서비스 기업이 파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10대 유전 서비스 기업 가운데 올해 1분기 수익을 창출한 기업은 5개뿐이다. 1년 전과 같은 상황이다. 반면 10대 셰일유 생산 기업 가운데 수익을 낸 기업은 1년 전의 1개에서 7개로 늘었다.
세계 2위 유전 서비스 기업인 핼리버튼(Halliburton) HAL.N 의 데이비드 레자르 최고경영자(CEO)는 "생산 기업과 서비스 기업 모두 수익을 내 주주들에게 환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전 서비스 기업들은 유가가 지금보다 한참 낮을 때 맺었던 유상계약 조건에 발목이 묶여 있다. 당시 이들은 비용을 충당할 현금이 필요했기 때문에 계약 조건에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길면 내년까지 유지되는 이러한 계약으로 인해 유전 서비스 기업들은 적자를 내고 있으며, 일부 기업들은 추가 설비를 갖추거나 유전으로 설비를 이동할 비용도 마련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반면 생산 기업들은 이처럼 비용을 철저히 통제한 덕에 유가가 오른 지금 수익이 증가해, 투자자들 사이 인기가 높아졌다.
셰일유 생산 기업들은 하청 서비스를 여러 개의 서비스 기업들에 분산시켜 계약하는 방식을 활용해 서비스 기업들의 단가 협상력이 약화됐다.
이로 인해 생산 기업들은 유가가 2016년 2월에 기록한 배럴당 26달러의 저점에서 반등하자 몇 개월 만에 수익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서비스 기업들은 미국 원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까지 회복했는데도 수익을 내지 못했다.
서비스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에는 단가를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비용을 전가할 여지가 많지 않다고 네이버스 드릴링(Nabors Drilling) NBR.N 의 차크라 만다바 이사가 밝혔다.
네이버스는 신규 인력과 설비 투자에 따른 비용을 생산 기업들에 전가하지 못해 1분기에 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셰일유 산업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압력펌프 기술을 제공하는 킨 그룹(Keane Group) FRAC.N 은 1분기 매출이 전분기비 59%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확정고정가 장기계약에 묶여 손실을 기록했다.
유가 변동과 계약 조건 간 괴리를 해소할 한 가지 방법은 계약조건을 유가 변동에 묶는 것이다.
올해 퍼미안 분지에서 250개의 유정을 시추할 계획인 석유 생산기업 아파치(Apache Corp.) APA.N 는 미국 원유 기준물 가격에 맞춰 서비스 기업들에게 지급할 대금을 결정할 방법을 모색 중이다.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면 유가가 오를 경우 서비스 기업들에게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겠지만 유가가 내릴 경우에는 더 적은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셰브런(Chevron) CVX.N 또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수를 추종하는 계약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파치는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해 완충장치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서비스 기업들도 급격한 상황 변화를 원치 않는다. 이러한 방식을 도입하면 양측 모두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편집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