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4월21일 (로이터) - 신흥시장의 랠리가 3개월째 접어들었지만 투자자들은 시장의 반등을 유지시켜주는 데 필요한 경제 성장과 수출 증가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의 신흥시장 랠리는 변동성을 보이는 시장을 오랫 동안 기피했던 투자펀드들의 포지션 재설정과 관련됐다. 펀드들은 지금 암울한 경제 전망에 눈을 감고 대신 장기 밸류에이션이 신흥시장에 대한 일부 노출의 근거를 제공할 만큼 충분히 싸다는 데 베팅하고 있다.
두려울 정도로 부진했던 2015년과 올해 초에 붕괴 사태를 겪은 신흥시장의 상황은 달라졌다. 신흥시장 채권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두자릿수의 수익을 올렸고 이 지역 증시는 8% 상승했다. 그러나 신흥시장에서 경기 회복은 여전히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로 남아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는 신흥시장에 대해 긍정적 입장으로 전환하며 19일(현지시간) 고객들에게 펜스에서 나와 신흥시장 주식을 사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여기서 큰 의문점은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일부에선 신흥시장의 반등이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그들은 신흥시장 자산 상승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 달러 가치를 약화시키고 상품가격 회복을 촉진시킴으로써 개발도상국 경제에 일시적 위안을 제공해준 데서 비롯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집요할 정도로 지속적인 선진 경제권의 약한 성장세는 시간이 지나면서 신흥시장 증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2016년 개발도상국 경제 성장률을 4.1%로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신흥시장 가운데 경제규모가 큰 19개국을 제외할 경우 신흥시장의 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1.6%로 더욱 낮아진다. UBS의 연구 자료에 따르면 신흥시장의 성장률 전망은 선진경제와 비교하면 높지만 그 격차는 16년래 최소 수준이다.
UBS는 성장 격차와 신흥시장으로의 자본 유입간 강력한 상관 관계를 가리키며 2009년에는 신흥시장과 선진국간 프리미엄이 7.5%였다고 밝혔다.
게다가 투자자들은 최근과 같은 약세장 속 시장 랠리를 이전에도 목격했다. 모간 스탠리는 현재의 신흥시장 반등은 신흥시장 증시가 2010년말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지금까지 9번째 나타난 "역추세(counter-trend)" 랠리라고 설명한다.
아비바 인베스턴스의 펀드 매니저 빌 발라드는 "거의 매년 신흥시장에서 상당히 큰 랠리가 전개됐다. 랠리는 2014년 초, 그리고 2015년 3월부터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저점에서 고점까지의 랠리 기간중 22.5% 상승했다. 그리고 올해도 지금까지 약 22.5% 올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신흥시장의 부분집합에는 일부 긍정적 신호들도 존재한다. 국제금융협회가 추적한 국가 바스켓의 3월 성장률은 8개월 최고인 3.3%로 상승했다. 신흥시장의 생명줄인 무역 상황도 마침내 개선되고 있거나 아니면 최소한 악화되는 속도는 둔화되는 것 같다. 신흥시장 국가들의 2월 수출은 달러 기준으로 전년비 7.2% 감소, 12개월래 가장 적은 감소폭을 기록했다고 캐피탈 이코노믹스가 추산했다.
게다가 중국의 1분기 경제 성장률은 6.7%로 2009년 이후 가장 낮았지만 은행 대출, 소매 판매, 산업생산은 예상보다 양호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윌리엄 잭슨은 "올해 신흥시장 랠리는 발생하지 않은 상황 덕분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는 절벽으로 떨어지지 않았고 사람들이 예상했던 신흥시장 위기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편집 이경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