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옹, 프랑스, 2월6일 (로이터) -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당수가 5일(현지시간) 대선 출정연설에서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날 연설에서 르펜 국민전성 당수는 "이 나라는 우리 나라!"라고 연호하면서 국기를 흔드는 수천 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이슬람 근본주의와 세계화의 위협 앞에서 프랑스를 구해낼 수 있는 인물이 자기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성공에 힘을 얻은 국민전선 당수 르펜 후보는 프랑스에서도 이와 유사한 포퓰리즘 정서를 이용해 반 이민, 반 EU 정강정책을 내세워 금년 5월에 있을 대선에서 당선을 꾀하고 있다.
지금까지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였던 프랑수아 피용 보수파 후보가 배우자에게 불법적으로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급여를 지급한 일로 스캔들에 휘말려 있고, 중도파 후보 에마뉘엘 마크롱이 급부상하고는 있으나 아직은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르펜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전에 비해 훨씬 더 높아졌다.
르펜 후보는 연설에서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프랑스 국민들이 계속해서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인가 이다. 지금의 분열상은 좌우 대립이라기보다는 애국자들과 글로벌주의자들 사이의 갈등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인 4일 국민전선이 발표한 144개 항 공약을 보면 르펜 후보는 이민 쿼터를 크게 줄이고 모든 불법이민자들을 추방할 것이며 무상 교육을 포함 프랑스에만 입국하면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하던 혜택의 일부 축소하고 프랑스 시민권 자들에게만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또한 국민전선이 정권을 잡으면 유로존에서 탈퇴하고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으며, 모든 수입품과 외국인 임금에 높은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공약도 포함되어 있다.
르펜 후보는 연설에서 "과거 지도자들은 무한한 규제완화와 세계화로 치닫기만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그래야만 더 나은 사회로 갈 수 있다고 국민들을 설득했으나 그 결과는 대재난뿐이었다. 금융 글로벌화와 이슬람 글로벌화는 상호 보완적이며 이 두 이념은 프랑스를 멸망의 길로 이끌 뿐이다"라고 발언했다.
르펜 후보는 지난 2011년 자신의 부친 장 마리 르펜으로부터 국민전선 당수 직을 물려받은 이래로 일반 유권자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지나치게 과격한 발언은 삼가 해왔으나 5일 연설에서 자신의 반 이민, 반EU 입장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
그가 연설 중에 경범을 포함한 범죄 기록이 있는 모든 외국인은 추방하겠다는 발언을 했을 때 청중들은 일어나서 "프랑스, 프랑스" "여기는 우리 나라"라고 연호하며 박수를 쳤다. 합법적 신분증이 없는 이민자들은 프랑스에 절대로 체류할 수 없고 공짜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게 하겠다"는 발언을 했을 때도 비슷한 환호성 터졌다.
(편집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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