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10월27일 (로이터) - 중국의 일부 아이폰 사용자들은 아이폰7을 새로 사는 대신 기존의 모델을 리폼하고 있다. 최대 시장 중국에서 아이폰7의 판매를 촉진하고자 하는 애플에게는 타격이 될 수 있다.
알리바바나 타오바오 등 다수의 온라인 사이트들은 소비자에게 가짜 카메라나, 아이폰7에서 사라진 이어폰 잭을 감추기 위한 더스트 플러그(이어폰 구멍을 막는 마개)를 판매하고 있다. 아이폰6나 아이폰6 플러스의 외형을 아이폰7처럼 보이도록 도와주는 물건들이다.
이런 리폼 유행의 원인은 중국 소비자들이 아이폰7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베이징의 유명 전자상가단지인 중관춘에서 전자기기 소매상을 운영중인 후 번슈 씨는 "사람들에게 돈도 있고 인터넷도 있으니, 이런 일(리폼)을 하기가 몹시 쉽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가게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은 6년 전 출시된 아이폰4라고도 말했다.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는 3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애플의 매출 감소세 배경에는 스마트폰 시장의 둔화와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 심화 등이 숨어있다. 캐널리스의 니콜 펭 분석가는 "애플이 아이폰7 플러스의 공급만 원활히 유지한다면 4분기 애플의 중국 실적은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은 현재 공급 부족으로 인해 중국 내의 수요, 특히 아이폰7 플러스와 젯 블랙 모델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중국 지역 브랜드인 화웨이, 오포, 비보 등이 저가 전략으로 중국 소비자들을 끌어가면서, 애플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8.4%로 하락했다고 카운터포인트가 분석했다.
카운터포인트의 네일 샤 분석가는 "애플의 중국 내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아이폰7 시리즈가 아이폰6 시리즈보다는 더 나은 실적을 보여야 한다"면서 "애플은 로컬 브랜드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를 끌어오기 위해 매혹적이고 최첨단인 무언가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 이탈자를 잡아라
한국의 삼성전자가 내놓은 갤럭시 노트7이 폭발 논란에 휩싸이면서 애플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소비자들과 판매업자들은 삼성 이탈자들을 끌어오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한 삼성 사용자는 온라인 상에 "터지는 노트7이 혁신적이지 않은 아이폰7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로이터가 조사한 6명의 중국 삼성 사용자 중 한 명만이 아이폰7으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일부 이동통신업체들은 노트7의 진공상태를 틈타 아이폰7의 판매를 촉진하는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지만, 삼성 자체의 시장 지배력이 감소하는 데다가 소비자들이 내년에 출시 예정인 새로운 아이폰을 기다리고 있어 이 또한 난항을 겪고 있다.
*원문기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