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6월8일 (로이터) - 환율이 더 떨어졌다. 어제 20원 급락하며 1160원대로 내려선 뒤 오늘은 1150원대로 추가 하락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일중 1153.40-1158.60원의 거래 범위를 형성한 뒤 1156.60원, 전일 대비 6.10원 낮은 수준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환율은 지난주 2일 이후 오늘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이 기간중 낙폭은 36원에 이른다.
환율이 1150원대에서 거래된 것은 지난달 4일 이후 처음으로 이날 종가 역시 같은날의 1154.30원 이후 최저치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선 영향이 지속됐다. 지난주말 예상외로 부진한 수준으로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 이후 완연한 약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달러화는 간밤에도 매파적이었던 호주 중앙은행 정책회의 결과와 영국의 유로존 잔류 가능성 등에 더욱 하락 압력을 받았다.
이같은 국제 외환시장 여건속에 1150원대로 갭다운 출발한 환율은 장중 최근 급락에 대한 부담과 당국 경계감 그리고 내일 금통위 이벤트를 앞둔 영향 등에 지지를 받는 듯 했으나 제대로 반등 시도에 나서지는 못했다.
오히려 오후장 들어 낙폭이 더 늘어났고 일중 낙폭이 10원에 가까워졌다. 그러자 장 막판엔 외환당국이 적극적인 매수 개입에 나서면서 환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딜러는 "어제 오늘 너무 많이 밀린 탓인지 오전엔 조용하다가 오후들어 좀 더 밀리는 분위기였다"면서 "두 시 이후론 당국이 적극적으로 시장 개입에 나선 것 같다. 막판까지 당국이 비드를 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엔 환율이 장중 106엔대로 하락했다가 107엔대를 회복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코스피지수가 추가 랠리를 펼쳤다. 0.77% 오른 2027.08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3천억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 금통위 이벤트
환율이 짧은 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심리도 흔들리고 있다.
위쪽으로 치우쳐있던 시장 심리에 변화가 불가피한 가운데 다만 아직까지는 환율이 하락 추세로 굳어졌다고 보는 참가자들은 많지 않다.
한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아직까지도 시장이 미국 고용지표 후유증을 겪고 있다"면서 "아직 글로벌 달러가 약세로 전환됐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러/원은 차트상으로도 중립적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외환당국과 내일 있을 한국은행 금통위 이벤트가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금통위가 내일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일부의 관측 속에 서울 환시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수 의견으로 금리 인하 주장이 나오더라도 환율이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선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동결 전망이 우세하지 않은가. 소수 의견 여부가 관건인데 이 때문에 환율이 크게 움직인다기 보다는 흔들리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미국에서 금리 인상이 사실상 물건너간 분위기이기 때문에 금통위의 금리 인하 적기가 될 수도 있다"면서 "당국도 오늘 어느 정도 의지를 보여줬고 당장은 숏 대응이 편하지 않은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 시가 1156.9 고가 1158.6 저가 1153.4 종가 1156.6
▶ 거래량 : 서울외국환중개 81억5400만 달러
한국자금중개 7억7200만 달러
▶ 9일자 매매기준율 : 1156.5
▶ 외국인 주식매매자금 : 유가증권시장 3143억원 순매수
(이경호 기자; 편집 박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