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10월19일 (로이터) - 글로벌 투자자들은 현금 보유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 직후 수준으로 늘리고, 채권 비중은 10개월 저점 수준으로 축소했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의 서베이가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들은 채권 비중 축소는 투자자들이 채권 시장이 불안정한 매도세에 직면해 채권 가격이 하락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BAML이 213명의 펀드 매니저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현금 비중은 지난달 5.5%에서 이번달 5.8%로 늘어났다. 이는 지난 7월 브렉시트 투표 당시만큼 늘어난 것.
반면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채권의 경우 응답자들은 채권 비중이 지난달 45% 비중축소에서 이달 50% 비중축소로 낮아졌다고 답했다.
현재 현금 대비 채권 비중은 2006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BAML은 "투자자들이 수익률이 낮은 채권보다는 (유동적인) 현금을 보유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설명하면서, "응답자 중 76%가 현재의 채권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응답자의 18%는 채권시장의 하락이나 신용스프레드의 상승을 두번째로 큰 꼬리리스크(tail risk)로 꼽았다. 또 전체 투자자의 31%는 수익률 커브가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2014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라고 BAML은 설명했다.
이번 서베이는 10월7일~13일에 걸쳐 진행됐다. 영국 길트채가 1년 넘는 기간 중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한 바로 그 주간이다. 길트채는 파운드 하락이 인플레이션 급등 우려를 부추기면서 타격을 입었다.
이 기간 미국과 유럽의 국채 수익률 역시 4개월 고점을 기록했다. 자넷 옐렌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14일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피해를 만회하기 위해 연준의 "고강도(hign perssure)" 정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BAML은 세계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지난달 61%에서 이번달 70%로 오르며 1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역시 2013년 4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BAML은 따라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여겨지는 이머징마켓 주식 비중이 3년반래 최대로 늘어나거나 상품(commodities)의 비중축소가 늘어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머징마켓 주식 비중은 지난달 245에서 이번달 31%로 증가했다. 상품 비중은 중립이었다. 투자자들이 상품을 비중축소하지 않을 것은 2012년 12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선진국 주식 대비 이머징마켓 주식의 비율은 33%로, 2013년 2월 이후 최고수준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브렉시트 여파를 우려하고 있다. 응답자 중 20%가 유럽의 와해를 첫번째 꼬리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의 당선(17%)이 그 뒤를 이었다.
전체 주식의 비중은 11% 비중축소로 7개월 고점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영국 주식은 지난달 24% 비중축소에서 이달 27% 비중축소로 하락해 여전히 기피 대상임을 보여줬다.
*원문기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