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편의점업계 1위 CU가 국내 배달 앱(응용프로그램) ‘요기요’를 통해 도시락, 생수 등을 배달해 주기로 했다.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 한해 편의점 배달 서비스가 시도된 적은 있지만 전국적인 규모로 시행되는 건 처음이다. 쿠팡 등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대형마트, 슈퍼에 이어 편의점까지 배달 서비스에 뛰어들면서 유통사 간 O2O(온·오프라인 연계)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연내 5대 광역시까지 확대
황환조 BGF리테일 경영기획실장(왼쪽)과 박해웅 딜리버리히어로 부사장이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은 10일 요기요의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와 ‘배달 서비스 전국 확대 등 제휴 협업 모델 구축·공동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황환조 BGF리테일 경영기획실장, 박해웅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양사는 CU 배달 서비스의 전국적 확대 및 공동상품 개발 등에 합의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국내 음식배달 시장에서 배달의민족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요기요뿐 아니라 배달통도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 2017년 매출 약 940억원(7300만유로)을 거뒀다. 모기업은 독일 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이번 협약에서 요기요 앱에 오는 3월부터 CU 상품 배달을 위한 별도의 메뉴를 선보이기로 했다.
소비자가 CU에서 상품을 배달하려면 요기요 앱을 사용해야 한다. 요기요 내 CU 메뉴에 들어가면 위치기반 시스템이 작동, 자동으로 사용자 인근에 있는 CU 매장이 표시된다. 매장을 선택하면 실시간으로 상품 재고가 뜨고 원하는 상품을 골라 구매하면 된다. BGF리테일은 이 서비스 구현을 위해 CU 매장 내 실시간 재고 정보를 요기요 측과 공유하기로 했다.
CU는 서울·수도권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부산 대구 대전 울산 광주 등 5대 광역시로 배달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전국 8000여 개 CU 매장이 대상이다. 성인 인증이 필요한 술, 담배를 제외한 모든 상품이 배달 가능하다. 배달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정 금액 이상이면 무료로 배달해 주는 것을 검토 중이다.
○빠른 배송이 강점
편의점 배달 서비스가 처음은 아니다. GS25, 세븐일레븐 등도 2015년부터 꾸준히 시도했다. 하지만 활성화되지 않아 지금은 유명무실하다. 규모가 작은 배달 업체와 제휴를 맺어 서비스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서비스 지역도 서울 강남구, 서초구 등에 불과했다. 세븐일레븐은 2016년 시작한 배달 서비스를 지금은 중단했다.
CU는 이전의 편의점 배달과는 완전히 다른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와 달리 배달 앱 시장 규모(작년 약 3조원)가 급격히 커져 이용자가 늘어난 데다 요기요가 2위 사업자인 만큼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상품 수와 품질도 크게 달라졌다. CU에서만 판매하는 ‘백종원 도시락’, 자체상표(PB) ‘헤이루’ 상품 등도 인기 배달 상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주문 후 10~30분이면 받아볼 수 있어 최소 반나절 이상 걸리는 e커머스와 속도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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