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배터리) 부문 분사를 앞둔 LG화학이 지난 3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치도 훌쩍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LG화학은 3분기 매출 7조5073억원, 영업이익 9021억원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2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8.8%, 영업이익은 158.7% 늘었다.
분기 기준 매출,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치다. 종전 최고치는 매출이 작년 4분기 7조4510억원이, 영업이익은 2011년 1분기 8313억원이었다.
증권사 예상치 평균(컨센서스)도 웃돌았다. 증권사들은 LG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은 7000억원대 초반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었다. 이달 들어 가장 높은 영업이익 추산치를 내놓은 현대차증권(8508억원) 예상치 조차 뛰어 넘었다. 다만 매출은 8조원을 넘길 것이란 시장 예상치와 다르게 7조원대 중반에 머물렀다.
깜짝 실적은 석유화학 부문이 주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폴리염화비닐(PVC), NB라텍스 등 주력 재품이 가전과 가구, 인테리어 제품, 포장용 플라스틱, 위생용품 등에 주로 쓰이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배터리 부문은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2분기 대비 다소 부진해 1000억원대 수준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오는 21일 정식으로 실적을 발표하고 기관투자가 등을 대상으로 콘퍼런스콜을 진행할 예정이다. LG화학이 투자자들 편의를 위해 잠정 실적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터리 부문 분사 결정 이후 일부 주주들이 반발하자, 실적 우려를 불식시키고 투자자 친화적인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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