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아이이테크놀로지(이하 SKIET)는 폴란드 실롱스크주에서 리튬 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 공장을 짓고 있다. 출처=SK이노베이션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의 소재 사업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이하 SKIET)가 오는 5월에 유가 증권 시장(KOSPI)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한다.
31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SKIET는 이날 금융 위원회에 증권 신고서를 제출하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에 앞서 SKIET는 임시 이사회를 열어 신주 855만6,000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임시 이사회를 개최, 회사가 보유한 SKIET 지분 90% 가운데 22.7%에 해당하는 1,283만4,000주를 구주 매출로 내놓기로 결의했다.
이로써 SKIET 공모 주식 수는 총 2,139만주가 되며, 이는 공모 이후 전체 발행 주식의 30% 가량이다. SKIET 주식의 희망 공모가 범위는 1주당 7만8,000원부터 10만5,000원까지다. 이를 기준으로 추산하면 SKIET의 기업 가치는 5조6,000억원~7조5,000억원 가량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공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SK이노베이션과 SKIET는 최대 2조3,000억여원의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이들은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각각 배터리와 리튬 이온 배터리 분리막(이하 LiBS) 등, SK이노베이션 계열이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사업들에 투자할 방침이다.
투자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수요 예측은 다음 달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된다. SKIET는 이를 통해 확정한 최종 공모가를 기준으로 오는 4월 28일과 29일에 일반 투자자 대상의 청약을 받을 계획이다. 매매 개시는 올해 5월 중순께로 예측되고 있다.
SKIET 공모는 미래에셋증권과 미국 투자 은행(IB) JP모건이 대표 주관을, 한국투자증권과 미 IB 크레디트스위스(CS)가 공동 주관을 맡는다. 공모 비율은 기관 투자자 55%, 일반 투자자 25%, 우리 사주 조합 20% 등이다.
SKIET는 배터리 소재 생산·판매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업체로, 특히 LiBS 제조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는다. 또 SKIET는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의 한 종류인 차세대 플렉서블 커버 윈도우(FCW)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최근 SKIET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분리막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폴란드에 1조1,300억원을 투자, 3·4 공장을 추가로 짓기로 결정한 바 있다. SKIET의 경우 국내와 중국 창저우, 폴란드 실롱스크주에서 건설 중인 분리막 공장들이 모두 가동을 시작하는 2024년에 연간 분리막 생산 규모가 총 27억3,000만㎡에 이를 전망이다.
또 SKIET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도 호실적을 거둔 바 있다. SKIET의 지난 2020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약 4,693억원으로, 직전 년도(2019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대비 무려 78.4% 급증했다. 영업 이익과 당기 순이익도 각각 1,252억원과 882억원으로, 55.4%와 38.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SKIET는 지난해 '티어 1'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점유율 26.5%로 1위를 차지하며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 내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티어 1은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미국 테슬라를 비롯해 독일 폭스바겐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일본 도요타,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 그룹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완성차 업체들로, 즉 티어 1 분리막 시장은 해당 기업들에 분리막을 공급하는 업체들로 이루어진 시장이다. 해당 시장에는 SKIET와 일본 도레이·아사히카세이처럼 고품질 분리막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들만 진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SNE리서치는 티어 1 분리막 업체들이 전체 분리막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2018년 43%에서 2025년 63%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재석 SKIET 대표는 "SKIET는 IPO를 통해 글로벌 분리막 업계 1위를 확고히 다지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는 한편, 전기차 관련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