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복 디자이너 브랜드 SJYP가 디자이노블과 협업해 인공지능(AI)이 디자인에 참여한 옷을 최근 출시했다. 디자이노블은 패션 AI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국내에서 AI를 활용해 디자인한 옷이 출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SJYP가 디자이노블과 협업해 내놓은 ‘디노 후드티’는 옷 뒷면에 SJYP가 개발한 캐릭터 ‘디노’와 블록(레고) 콘셉트를 결합한 그래픽 아트가 들어간 옷이다. SJYP 로고와 디노 캐릭터, 블록들의 불규칙적 배열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23만9000원.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등 전국 10개 백화점 매장과 SJYP 직영점, H패션몰에서 판매하고 있다.
디노 후드티는 1차로 SJYP가 브랜드 로고와 캐릭터(디노) 이미지를 개발해 디자이노블의 AI 기술인 ‘스타일 AI’에 입력했다. AI가 데님 소재 등 기존 SJYP 이미지와 어울릴 만한 스타일을 스스로 학습하는 과정을 거친 뒤 AI가 기획한 디자인 결과물을 디자이너가 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디자이너가 AI에 다시 디자인 수정을 요청하고 이를 디자이너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번 작업을 기획한 SJYP의 스티브J&요니P 디자이너는 “브랜드 로고와 캐릭터, 디자인 콘셉트 등 33만여 장의 이미지를 AI가 사전에 학습한 뒤 이 중 SJYP의 평소 브랜드 정체성과 가장 유사한 블록 콘셉트를 채택했다”며 “이후 해당 콘셉트에 대한 추가 의견을 제시하고 이를 AI가 반영해 다시 디자인을 제시하는 작업을 수차례 거쳐 최종 결과물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SJYP를 운영하고 있는 현대G&F(한섬의 자회사)는 SJYP 브랜드의 핵심 정체성인 두 디자이너의 개성과 전문성을 살리는 방안을 계속 모색할 방침이다. 또 AI 학습능력을 제고해 보다 완성도 높은 옷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섬 자체적으로도 디자인 기획 및 트렌드 분석 등의 업무에 AI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섬 관계자는 “이번 협업은 AI가 SJYP의 데이터베이스로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이를 디자인에 반영하는 과정을 테스트하고 실제 제품화하는 첫 단계였다”며 “앞으로 패션사업에 AI를 활용한 다양한 방법을 적용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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