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3월3일 (로이터) - 중국 공산당 중앙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해외판이 중국 채팅앱인 위챗(WeChat)에 인민은행의 최근 지급준비율 인하 결정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글을 올렸다.
인민은행은 지난 2월 29일(현지시간)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50bp 인하했다. 지난해 2월 이후 다섯 번째 인하다.
이에 대해 인민일보 해외판의 위챗 계정에는 중국어로 "지급준비율 인하로 풀린 돈이 고정자산과 금융자산으로 흘러 들어가면 자산거품을 조장할 뿐 아니라 유동성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기업들의 효율성도 악화시킨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이어 "이로 인해 경제 성장이 정체되고 인민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투입한 유동성이 인플레이션을 조장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최악의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내용이 이어졌다.
이 글이 게재된 포스트는 바이라인에 작성자가 '밍 리 링 보'(Ming Ri Ling Bo)로 돼 있었다. 로이터가 문의한 결과 인민일보는 이 글을 소속 기자가 작성한 것은 맞다고 확인해 줬지만 기자의 신원은 밝히지 않았다.
공산당의 입으로 알려진 인민일보 기자들이 공개적인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인민은행의 결정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국영 언론기관들에 당의 방침을 따르라고 주문했으며, 유명 온라인 논평가들은 소셜미디어 계정을 차단하기도 했다.
중국 언론들은 시 주석을 인용, 중국 국영 언론은 '여론의 올바른 안내자' 역할을 수행하고 '주요 사안에 대해 긍정적인 선전'을 주도해야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또한 위챗 포스트에서 "중국 실물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급 측면의 개혁'이며, 특히 철강과 석탄 등 중공업 부문의 과잉설비를 축소하고 불어난 부동산 재고도 줄여야 한다"며 최근 중국 정부의 기조와 같은 내용을 주장했다.
또한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중국 정부는 일련의 기업 장려책을 내놓았지만, 과잉설비, 막대한 채무를 짊어진 좀비기업, 창의력 부족 등 많은 문제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