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과 휴먼터치를 결합한 신한은행의 새로운 점포 디지로그 브랜치 서소문점에 다양한 금융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고객경험존(CX존) 테이블이 배치돼 있다. /신한은행 제공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달 초 온라인으로 열린 그룹 창립 20주년 기념사를 통해 “철저한 고객 관점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며 “그룹 전체의 디지털 역량을 키워내 시장의 진정한 리더로 거듭나자”고 강조했다. 이날 조 회장은 그룹의 새로운 비전인 ‘더 쉽고 편안한, 더 새로운 금융’을 선포했다.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도 최첨단 디지털 기술과 따뜻한 감성을 합치는 새로운 실험에 한창이다. 신한은행이 최근 서울 서소문과 신한PWM목동센터, 한양대, 인천 남동중앙금융센터 등에서 연 ‘디지로그 브랜치(점포)’가 대표적인 사례다. 진옥동 행장은 “고객 중심을 위해서는 디지털 역량과 함께 고객을 위한 휴먼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디지로그 브랜치는 이런 고민의 결과물이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혁신단을 통해 최근 10년간 거래 고객을 분석해 최적화된 ‘고객 여정’을 설계했다. 직장인이 주로 찾는 디지로그 브랜치 서소문의 모든 상담 업무는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지점은 입구부터 기존 은행과 다르다. 전면 유리 외벽을 활용해 개방감을 극대화했고, 직원들은 금융 업무가 아니라 디지털 기기 이용을 안내한다.
디지로그 브랜치 내 컨시어지 데스크(고객 안내), 고객경험존(CX존), 컨설팅 라운지(고객 관계 강화) 등 3단계 여정으로 만들어져 있다. 단순 업무 처리는 컨시어지에서 셀프뱅킹으로, 상담 업무는 예약제로 수행할 수 있다. 대기 시간 동안엔 CX존에서 본인에게 맞는 금융상품 등을 추천받고 신한 ‘쏠(SOL)’ 앱을 통해 상품 가입이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디지로그 브랜치의 공간 배치에도 큰 신경을 썼다. 서소문점 CX존에는 나와 비슷한 성별, 연령별, 세대별 등 98개 고객군별 맞춤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보통사람 보통금융’과 성격유형검사인 16가지 금융 성향별 금융행태를 분석해주는 ‘SFTI’ 등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지역성을 살리기 위해 영업점 인근 오래된 가게들의 사진을 디지털 앨범으로 배치하는 ‘우리동네 흑백사진관’도 있다. 매주 신한은행의 최고 전문가들이 부동산, 금융투자, 환율 전망 등을 강연하는 ‘지식창고’ 세미나도 운영된다.
지점별로 주력 서비스를 다르게 배치한 것도 특징이다. 남동중앙금융센터에는 기업 고객들이 주로 이용할 수 있는 전문가 컨설팅존이, 신한PWM목동센터에는 개인 고객을 위한 상담실이 마련돼 있다.
한양대지점에는 대학생을 겨냥한 디지털 기기들이 인기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디지로그 브랜치는 ‘은행 같지 않은 은행’을 표방한 휴먼터지 공간”이라며 “빅테크와 차별화한 신한은행만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금융 서비스도 게임처럼…하나銀·넷마블 '맞손'
농협銀 "목표는 금융플랫폼"…디지털 전환 박차
국민銀 "AI 챗봇과 금융상담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