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은 “당장은 인수합병(M&A)보다는 핀테크(금융기술)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24일 말했다. 그룹 차원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경영전략의 초점을 핀테크 역량을 키우는 데 두겠다는 얘기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와 만나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그는 신한금융이나 우리금융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M&A에 소극적인 이유를 묻는 질문에 “우리(하나금융)는 핀테크로 간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은 2012년 2월 외환은행, 그해 9월 한국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근 7년 동안 M&A를 하지 않고 있다. 최근 롯데카드 인수 본입찰에 참여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김 회장은 “앞으로 중요한 승부처는 글로벌”이라며 “핀테크를 무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키우겠다”고 말했다. 핀테크 역량을 높일 방안으로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 사업 강화를 꼽았다. 그는 “GLN은 굉장한 핀테크 플랫폼 모델로 클 것”이라며 “미래 사업의 핵심이 될 거라고 봐서 GLN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GLN은 하나금융이 추진하는 글로벌 핀테크 사업이다. 다른 국가 유통업체와 은행 등에서 발행한 디지털자산과 전자화폐를 블록체인으로 연결해 자유롭게 교환 및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일종의 글로벌 통합 결제망을 구축한 것이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대만에서 GLN 시범 서비스를 개시했다. 환전하지 않고 전용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대만에서도 하나금융의 디지털머니인 ‘하나머니’로 결제할 수 있다.
김 회장은 올해 GLN 사업 개시까지 4년여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GLN을 통해 해외 어디서든 하나머니로 결제가 된다면 글로벌 핀테크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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