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사진)은 “24~25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회의를 통해 일본의 수출규제 부당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 본부장은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공식 서명식이 끝난 뒤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24일부터 이틀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선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과 한·중·일 3개국 및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RCEP 수석대표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중국이 주도하는 RCEP는 16개국의 역내 무역 자유화 협정으로 2012년 11월 협상이 시작됐다.
유 본부장은 “대부분 RCEP 참여국이 한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를 수입하기 때문에 일본의 수출규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상당수 국가가 반도체 수입에 타격을 받지 않을까 벌써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반도체 공급 문제를 중점적으로 부각해 일본의 수출규제 부당성을 적극 알리겠다는 것이 유 본부장의 계획이다. 일본은 지난달 초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핵심 소재 3종에 대한 수출 규제를 발표하는 등 경제보복 조치를 단행했다.
유 본부장은 이달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RCEP 장관회의에서 일본 수출규제 강화 조치의 부당성을 알리는 등 규제 철회를 촉구했다. 당시 유 본부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가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규범에 기초한 무역 체제를 지향하는 RCEP 취지에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24일 열리는 RCEP 수석대표회의엔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유 본부장은 지금까지도 공식 채널을 통한 일본의 고위급 대화 요구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일본의 수출 규제가 불거진 뒤 유 본부장과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 간 장관급 회담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일본 정부가 일정상 이유로 거부했다는 것이 유 본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RCEP를 비롯해 앞으로도 다자·양자 간 각종 회담을 통해 일본 수출 규제의 부당성을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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