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산호 기자 = 중국 관영 매체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방중을 앞두고 18일 사설을 통해 '대북 제재에는 당근(제재 완화)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국 당국이 대북 제재 유지를 주장하는 미국에 자신들의 입장을 먼저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6일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 제재 완화 내용을 담은 안보리 결의안을 공동으로 제출했다. 사설은 미국의 제재가 효과를 내기 위해선 '당근'이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북한이 과거 2년간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은 점을 들어 이제는 국제사회가 제재완화 움직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 지난 18일 '대북 제재 일부 완화는 미국에도 도움'이라는 사설에서 '미국은 최근 수년간 한반도 정세를 돌아봐야 한다. 이를 통해 더욱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대책을 세워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정산호 기자 = 2019.12.19 chung@newspim.com |
이 때문에 사설은 미국에 '당근(제재 완화)'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제 정치사를 거론하며 '제재가 위협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선 제재와 함께 당근이 결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설은 미국이 당근을 꺼내야 할 시점에 '몽둥이(제재)'를 꺼내 드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사설은 '북한이 최근 2년 넘게 핵 실험과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진행하지 않았다. 또한 이러한 시험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고려해 '국제 사회가 대북 제재 완화 의제에서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대북 제재가 일부 완화하면 북한이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한 확신을 얻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북·미간의 상호 신뢰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결과적으로 북·미 협상을 유지하는 동력이자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제재 완화 결의안을 제출한 중국의 의도를 곡해하지 말라고도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백악관이 현재 적극적으로 대북 정책을 추진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결의안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또한 '중·러는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바란다. 이러한 우리의 선의를 미국이 곡해하면 안 된다'고 했다.
한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19일~20일 1박 2일 일정으로 베이징을 방문한다. 방중 기간 뤄자오후(羅照輝)중국 외교부 부부장 등과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제재 공조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의 이번 아시아 순방에는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 부대표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동행하고 있다. 미국은 방중 기간 북한에서 회담을 제의해 오면 바로 북미 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되어있다. 다만 북한은 협상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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