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6월02일 (로이터) - 5개월 간 외국 채권을 가차없이 매도했던 일본 투자자들이 다시 외국 채권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일본 재무성 데이터에서 나타났다. 4월에 시작된 신규 회계연도에 할당된 자본을 뒤늦게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재무성이 발표한 주간 자본흐름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 일본 투자자들은 7320억엔(미화 66억달러)의 외국 채권을 매입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주 간 외국 채권 매입 규모는 총 3조6960억엔(미화 333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5월 들어 외국 채권 순매수 규모가 지난해 7월 5조4490억엔을 기록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의미이며,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외국 채권을 대대적으로 매도했던 일본 투자자들의 방향이 바뀌었다는 중요한 신호다.
지난해 미 국채와 프랑스 국채가 풍부한 유동성과 일본과 독일 국채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여 가장 높은 인기를 끌며 일본 투자자들이 외국 채권을 대량 사들였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재정적 경기부양책 기대감에 미국 채권 시장이 급락하고 올해 초 프랑스 대선을 앞둔 불안감에 프랑스 채권 가격도 떨어지자 일본 투자자들이 방향을 바꿨다.
4월에 새 회계연도가 시작된 이후에도 일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지속돼, 4월에 이들은 4조2560억엔(미화 372억4000만달러) 규모의 외국 채권을 매각했다. 이는 사상최대 규모다.
이제 일본 투자자들이 매도세를 중단하고 외국 채권 포트폴리오를 다시 채울 가능성이 높다고 시장참여자들은 전했다.
하지만 매입 속도는 최근 수 년과 비교하면 느리다고 알리안스번스타인의 채권부문 부사장 요코타니 히로시가 지적했다.
외국 채권 수익률이 한층 하락하고 환 헤지 비용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에 일본 투자자들이 최근 수 년 간 외국 채권을 미리 사재기했다.
하지만 글로벌 채권 수익률과 헤징 비용이 모두 안정세를 보이자, 일본 투자자들이 서둘러 매입에 나설 이유가 없어졌다고 요코타니 부사장은 설명했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