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4월20일 (로이터)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관리하는 러시아 정부 씽크탱크가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에 영향을 미치고 유권자들 사이에 미국 선거 제도에 대한 회의론을 확산시키는 계획을 세웠다고 7명의 전현직 미국 정부 관리들이 로이터에 밝혔다.
이들 관리는 모스크바에 위치한 러시아전략연구소(RISS)의 기밀문서 두 건에서 러시아의 적극적인 선거 개입에 대한 체계와 근거가 나타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이 문건들을 선거 이후에 입수했다.
RISS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임명한 대외 첩보기관에서 은퇴한 전직 고위 관료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작성된 첫 번째 문건에서는 러시아 정부가 소셜미디어와 러시아 국영 언론을 통해 선전전을 펼쳐 친러시아 후보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려는 계획을 담고 있다.
두 번째 문건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언급돼 있었다. 이에 러시아는 친트럼프 후보 선전전을 중단하고 부정투표 사례를 부각시키는 등 미국의 선거제도 자체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클린턴 후보의 명예를 훼손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들 문건은 러시아 정부 최고위층만 열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문건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행정부에서 러시아가 가짜 뉴스를 유포하고 민주당 및 클린턴 선거본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는 결론을 내리게 한 가장 중요한 물증 가운데 일부라고 전현직 미국 관리들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한편 푸틴 대통령 대변인과 RISS는 이에 대한 논평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편집 전종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