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은 올 1분기 최대 실적을 내며 ‘코로나19’ 속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면세 상품 판매량이 급감한 대신 고가 화장품 브랜드인 ‘후’ ‘숨’ ‘오휘’ 등이 성장을 이끌었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생활용품, 음료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내진설계’를 통해 코로나19 위기를 넘긴 그의 다음 행보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증가한 2조367억원, 영업이익은 11% 늘어난 3706억원을 달성했다. 빠른 속도로 회복된 중국 소비의 후광효과를 톡톡히 누린 덕분이다.
LG생활건강은 중국을 비롯해 미국 등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기존 아시아 시장에서 성공을 북미 등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해 성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 부회장은 언론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은 편이지만, 직원들에게 전하는 CEO메시지에서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그는 최근 북미 등 해외 시장 선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LG생활건강은 2019년 인수한 ‘더 에이본 컴퍼니’(The Avon Company)를 통해 북미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더 에어본 컴퍼니는 샴푸 등 헤어제품과 바디워시 등이 강점인 기업이다. 여기에 LG생활건강 고가 화장품 브랜드를 입점시킬 예정이다.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지면서 미국과 중국 등에서 소비세가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고가 화장품 라인인 ‘후’를 통해 중국 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후'는 중국인이 선호하는 붉은 색과 금색으로 화장품 패키지를 만들어 출시하는 등 중국 부유층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고 해서 중국 내수시장에만 치중하지는 않는다는 계획이다. 차 부회장은 2015년 메르스 등을 겪으면서 중국 시장에 치중한 화장품 사업의 위험성을 절감한 바 있다.
그는 2015년 11월 CEO 메시지를 통해 “메르스를 계기로 중국 ‘요우커’(중국인 관광객)에 높은 의존도를 가진 사업의 구조적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뼈저리게 느꼈다. 면세점 장밋빛에 취재 정작 중요한 문제를 간과하고 있었다”며 반성하기도 했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LG생활건강이 업계 1위를 수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한 관계자는 “올해도 코로나19로 인한 오프라인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았다”며 “LG생활건강이 1위를 지키기 위해선 비대면 디지털 전환에 고삐를 죄어야 한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