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월13일 (로이터) -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정책에 대해 소상히 밝히지 않은 데 따른 실망감 속에 1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하락했고, 달러는 5주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재정부양책과 세금인하에 대한 새정부의 구체적인 계획이 언급되기를 고대했지만, 트럼프는 멕시코와 미국 사이의 장벽 설치, 러시아의 해킹, 자신의 사업상 관심사 같은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서만 언급했을 뿐 정작 투자자들이 듣고 싶었던 재정부양책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의 취임을 일주일 정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새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유지했고, 그 결과 주식과 달러는 장후반이 되자 낙폭을 만회했다. 반면 미국 국채 수익률은 장중 저점에서 물러났다.
뉴욕에 소재한 BK자산운용의 FX전략담당자인 케이 리엔은 "11월 이후 미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바뀌지 않았다"라면서 "미국 기업들은 일자리를 늘리고 있고, 더 많은 임금을 주고 있으며, 경기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여전히 트럼프의 재정부양책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원하고 있으며, 트럼프가 세금인하와 정부지출 공약을 지키지 않으리라고 믿을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32% 내린 1만9891.00, S&P500지수는 0.21% 밀린 2270.44, 나스닥지수는 0.29% 빠진 5547.49로 장을 닫았다.
외환시장에서 달러지수는 통화바스켓 대비 5주일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달러지수는 0.9% 하락, 12월 8일 이후 저점인 100.720까지 후퇴했다가 장 후반 낙폭을 줄여 0.4% 내린 101.370을 가리켰다.
반면 미국 국채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기준물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거래 후반 1bp 내린 2.356%를 기록했다. 10년물 수익률은 장 초반 낙폭을 키우며 2.307%까지 하락했다.
유럽증시는 피아트 크라이슬러(FCA)의 주가 폭락에 압박받으며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환경청(EPA)이 디젤 차량의 과잉 배출가스 문제를 이유로 FCA를 고발한 뒤, 거액의 벌금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급증하며 FCA는 시가총액의 1/6이 증발됐다.
이 영향에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0.65% 내린 362.51에 장을 닫았다.
상품시장에서 유가는 강세를 보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주요 회원국들이 감산을 이행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강력한 수요 증가세 전망이 유가를 지지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2월물은 76센트, 1.45% 오른 배럴당 53.01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런던 대륙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3월물은 91센트, 1.65% 상승한 배럴당 56.01달러에 마감됐다.
달러 약세에 금값도 상승했다.
금 현물은 뉴욕거래 후반 0.5% 오른 1197.64달러를 가리켰다. 장중 고점은 1206.98달러로 지난해 11월 23일 이후 최고치였다.
* 원문기사 (이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