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8월22일 (로이터) - 환율이 이틀째 큰 폭으로 올랐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로 8.90원 높은 1126.50원에 최종 거래됐다. 환율은 장중 한 때 1128원대까지 레벨을 높이면서 전일 대비 10원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직전 거래일이었던 지난주 금요일 10원 이상 오른 환율은 이로써 이틀 사이 20원 가량이나 레벨을 높였다.
환율이 이 수준에서 거래된 것은 지난달 말 이후 처음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7월27일의 1134.2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오늘 달러/원 환율이 크게 오른 데에는 미국 달러화의 강세가 주된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달러화는 연준 관계자들의 매파적인 발언에 힘입어 이날 엔을 포함한 아시아 통화 대비 전방위적인 강세를 나타냈다.
최근 9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지난주말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너무 오래 미룰 경우 경제가 비싼 비용을 치러야 할 수 있다"면서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살아있어야 한다"고 말해 9월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도 "완전 고용과 2% 인플레 목표 달성에 근접해 있다"고 발언하면서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이날 아시아 장에서는 달러/엔 환율이 100엔 부근에서 100.80엔대까지 상승했으며 달러/위안, 달러/싱가포르달러 등 다른 아시아 통화 환율들도 일제히 상승했다.
이같은 분위기속에 역외 중심의 매수세가 이날 달러/원 환율의 상승을 주도했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전했다.
한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피셔 발언 이후 전반적인 역외 숏 커버 및 롱 빌드업이 이뤄진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환율이 이틀 사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외환당국의 매도 개입 경계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 가능성이 추정되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의 딜러는 "잭슨홀 이벤트를 앞두고 연준 관계자들이 미리 시그널을 주는게 아닌가 싶고 이를 시장이 소화시키는 과정이라고 본다"면서 "생각보다 네고 물량은 없었던 것 같고 상단은 당국이 막아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1127-1128원 레벨에서 오퍼가 꽤 많이 접수되어 있더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코스피지수가 0.68% 하락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소폭의 매도 우위로 거래를 마쳤다.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110원대를 유지했다.
▲ 1120원 돌파한 환율, 추가 반등하나
1100원 아래서부터 시작된 반등세가 탄력을 붙이고 있다.
일단 시장은 이번 환율의 반등을 두고 미국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 확대에 따른 시장 포지션 변화에 그 원인을 찾고 있다.
때문에 이번주 후반 예정된 잭슨홀 미팅 이벤트를 전후해 이같은 모멘텀이 더욱 강화되면서 달러/원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앞선 시중은행 딜러는 "개인적으로는 이같은 달러 강세 모멘텀이 잭슨홀 미팅과 다음달 초 발표될 미국 고용지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도 1120원선이 돌파되면서 추가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환율의 추가 반등에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다른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1130원 정도가 맥시멈이 아닐까 싶다. 이 레벨을 뚫고 올라서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외국인 주식 자금이나 업체 물량들로 막힐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국도 밑에서 받은 물량을 줄이는 차원에서 매도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시가 1118 고가 1128.7 저가 1118 종가 1126.5
▶ 거래량 : 서울외국환중개 84억1300만 달러
한국자금중개 6억2500만 달러
▶ 23일자 매매기준율 : 1125.3
▶ 외국인 주식매매자금 : 유가증권시장 145억원 순매도
(이경호 기자; 편집 임승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