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을 감안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내놨다. 내용이 충격적이다. 1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40% 이상 줄어들고, 미국은 2분기에 경제가 14% 위축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세계 경제는 3분기부터 강한 반등세를 나타내 올 한 해 약하지만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JP모간은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0.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해 세계 성장률을 2.9%로 추산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세계 경제가 곤두박질칠 것이라고 관측한 것이다. 코로나19 여파가 그만큼 클 것이라는 얘기다. 마이크 페롤리 JP모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 중앙은행(Fed)이 경기 부양을 위한 창조적 해법을 마련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는 1조달러 규모 재정부양책을 시행해도 성장률은 이같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간은 코로나19 여파가 1~2분기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발병지인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은 -40.8%로 예측됐다. 코로나19를 먼저 겪었기 때문에 2분기엔 57.4%의 가파른 반등을 이룰 것으로 관측됐다. 그렇지만 중국의 올 한 해 성장률은 중국 정부의 기대치인 6%에 한참 못 미치는 5.1%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의 충격이 중국보다 나중에 닥친 미국은 2분기가 최악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의 분기별 성장률 전망을 보면 1분기 -4.0%, 2분기 -14.0%, 3분기 8.0%, 4분기 4.0% 등이다. 올 한 해 전체로는 -1.9%의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JP모간은 내다봤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역시 1분기 -15.0%, 2분기 -22.0% 등으로 상반기 고통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3분기 45.0%로 급반등해 올 한 해로는 -0.1%의 소폭 역성장이 예상됐다.
JP모간뿐 아니라 도이치뱅크도 이날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을 -13%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5%로 추정했다.
경제 전망이 급격히 악화되는 건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곳곳에서 경제활동이 마비되고 주가는 폭락하고 있어서다. 미국에선 애플, 나이키, 노드스트롬 등 주요 기업이 줄줄이 영업점을 폐쇄한 데 이어 이날 JP모간이 미국 내 지점 20%를 잠정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포드·GM·피아트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업계는 19일부터 차례로 북미 공장 25곳의 문을 닫는다. CNBC는 약 15만 명의 근로자가 일시 휴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실업이 급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하이오주에서는 최근 사흘간 7만8000명이 실업수당을 신청했다. 지난주 같은 기간 3000여 명에 비하면 26배로 증가했다. 뉴욕, 뉴저지, 콜로라도주 등에선 온라인 실업수당 청구가 급증해 웹사이트가 마비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 50년 새 최저(3.5%)인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급속히 치솟을 전망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최악의 경우 미국 실업률이 20%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이날 코로나19 여파로 세계적으로 2500만 명이 실업자가 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 발생한 실업자 수 2200만 명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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